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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점령 훈련'으로 UFS 맞불 놨던 김정은…올해는?


입력 2024.08.27 06:20 수정 2024.08.27 09:07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미사일 도발·전군 훈련으로

'물량 공세' 이어 온 북한

올해는 '자폭 무인기' 공개

북러 군사협력 결과물 가능성

26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각종 무인기들의 성능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했다. ⓒ조선중앙통신

한국과 미국이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을 진행 중인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무인기 성능 시험을 참관하며 UFS 기간 중 처음으로 군사 분야 행보에 나섰다.


지난해 김 위원장이 UFS 맞불 성격의 '전군지휘훈련'을 점검하며 '남한 점령' 목표를 과시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는 대응으로 평가된다.


26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각종 무인기의 성능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했다.


통신은 "각이한 타격권 내에서 이용되는 무인기들은 지상과 해상에서 적의 임의의 목표들을 공격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살펴보면, 최소 2종류의 무인기가 표적을 향해 날아가 폭발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세계 군사과학의 추세로 보나 전장들에서의 전투 경험으로 보나 각이한 유형의 무인기들을 개발하고 그 전투적 성능을 부단히 높이는 것은 전쟁 준비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며 "전략 정찰 및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들뿐 아니라 전술적 보병 및 특수작전 구분대들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각종 자폭형 무인기들도 더 많이 개발·생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무인기의 유용성이 증명됐다는 점에서 북한도 관련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바다를 끼고 있는 해양국의 특성에 맞게 핵어뢰와 같은 수중 전략무기 체계들은 물론 각종 자폭 공격형 수중 무인정들도 부단히 개발해야 한다"며 "무인기 개발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도 했다.


'적'을 식별하기 위한 알고리즘 등이 실제 전장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는 만큼, 북한도 관련 체계 도입에 주력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26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각종 무인기들의 성능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했다. 사진은 러시아 란쳇-3(Lanset-3)과 유사한 북한의 엑스(X)자형 날개 드론이 모의 표적을 향해 날아가 폭발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북한은 지난 몇 년간 한미 훈련에 맞대응해 무리하게 낡은 전투기를 띄우거나 각종 미사일을 쏘아올리는 등 '물량 공세'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이번 UFS 기간에는 '비례적 대응' 대신 신무기 공개 등의 '효율적 대응'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수해 복구 등의 영향으로 군 인력을 동원하기 어려운 여건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를 등에 업고 무기체계 개선 성과를 과시했다는 관측이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무인기 개발 자체는 북한의 국방과학 발전 5개년 계획에 따른 주요 과업 중 하나"라면서도 "자폭형 무인기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8차 당대회 개최 당시, 무인기 개발을 국방과학 발전 5개년 계획에 포함한 바 있다.


무엇보다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무인기 중 러시아 무인기와 매우 흡사한 무기체계가 확인돼 북러 군사협력의 결과물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오리 날개형 드론은 이스라엘 하롭(Harop)과, 엑스(X)자형 날개 드론은 러시아 란쳇-3(Lanset-3)과 유사하다"며 "한미 연합훈련, 한미의 공군력에 대응한 심리전 차원의 공개"라고 평가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북러 군사협력 구도로 본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량 투입될 러시아 자폭 드론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북한이) 갖춘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러시아의 병참기지 역할을 수행하며 무기체계 현대화까지 꾀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6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각종 무인기들의 성능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했다. 사진은 이스라엘 하롭(Harop)과 유사한 가오리 날개형 드론이 모의 표적을 향해 날아가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26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각종 무인기들의 성능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했다. ⓒ조선중앙통신

군 당국은 새롭게 공개된 북한 무인기와 관련해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창현 합동참모본부 공보차장은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군의 다양한 군사활동은 물론, 무인기를 포함한 무기개발 동향에 대해 지속 추적·감시하고 있다"며 "북한군이 오늘 공개 보도한 무인기에 대해서는 좀 더 분석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공개된 북한 무인기가 이스라엘 하롭(Harop), 러시아 란쳇-3(Lanset-3)와 유사하다는 분석과 관련해 "여러 가지 다양한 분석을 해봐야 될 것 같다"면서도 "과거에 북러 교류를 할 때 일부 선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것들이 성능 개량이 됐을지, 여러 방안(가능성)에 대해 분석을 해봐야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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