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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혼란스럽네"…막오른 재보선, 조국혁신당 향한 '호남 민심' 어땠나


입력 2024.08.30 06:00 수정 2024.08.30 11:25        데일리안 영광(전남) =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10·16 재보선서 민주당과 '진검 승부' 펼칠

전남 영광 찾은 조국…군민 환호·회의 공존

"민주당에서 바꾸자" 손 흔드는가 했더니

"민주당 오래 있던 곳…무시 못해" 반응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9일 오후 전남 영광군청 인근 사거리를 찾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오는 10월 16일 치러질 영광군수 재보궐선거에 지지를 호소했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조국혁신당이 10·16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진검 승부'를 펼칠 전남 영광군을 찾았다. 혁신당을 마주한 군민들은 조국 대표의 이름을 연호하며 '호남 대전'에 열기를 띄웠다. 다만 일부 군민들은 신생당의 한계를 의식하는 듯 보였다. 정권교체라는 포부를 갖고 같은 듯 다른 노선을 걷는 양당을 향한 영광 민심의 종착지가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혁신당은 29일 창당 이후 첫 워크숍을 전남 영광군에서 개최해 호남 민심 공략에 나섰다. 조국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소속 의원들은 첫 행선지로 영광 터미널시장을 찾았다. 지지자들은 시장 입구에 조 대표가 들어서자마자 환호성을 지르며 당명을 연호했다.


시장 내 한 수산물 가게 상인은 냉장고 위에 올라 조 대표의 이름을 외치는 모습도 보였다. 이 모습을 본 황운하 원내대표는 "조심하시라. 다시치겠다"며 기분 좋은 우려를 건넸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의원들은 지지자 및 상인들에 연신 인사를 하거나 악수를 나누며 "열심히 하겠다" "잘 부탁드린다"며 오는 재보선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조 대표는 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당의 재보선 출마가 호남 유권자에게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이고, 호남 전체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민주당보다 더 나은 후보자를, 더 좋은 정책으로 (내세워) 호남을 포함한 지역 정치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당은 민주당의 지지세가 압도적인 호남 가운데서도 영광군수 재선거 승리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일부 혁신당 의원들은 "영광 영광 할렐루야"라는 노래를 부를 정도였다. 이는 앞선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무소속 후보가 꺾은 전례에 기인해 혁신당도 재보선에서만큼은 승산이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4·10 총선에서는 혁신당은 영광에서 39.46%의 비례대표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민주당 주도의 위성정당이었던 민주연합이 영광에서 40.14%의 득표율을 얻은 것과 비교하면 근소한 차이다.


국회의원 워크숍 참석을 위해 영광을 찾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9일 영광터미널시장을 방문해 지역 주민과 상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조 대표의 인기는 도로 한복판에서도 이어졌다. 혁신당은 이날 오후 '당 전략기조 및 하반기 정국대응 토론회'를 마친 뒤 영광군청 인근 사거리에서 퇴근길에 나선 군민들을 찾아 나섰다. 일부 시민들은 운전하던 차량의 조수석 창문을 내린 뒤 조 대표를 향해 "조국이다!"라며 놀란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남성 시민은 횡단보도 신호등이 바뀌자마자 조 대표를 향해 뛰며 반갑게 악수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1톤 트럭을 몰던 한 남성도 운행 중이던 차량의 조수석 창문 열고 "조국 화이팅, 민주당에서 바꾸자"라며 손을 흔들었다.


이처럼 혁신당을 향한 영광군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다만 혁신당이 모인 현장에 없던 군민들은 이번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혁신당에 거둘 성과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오랜 시간 민주당의 텃밭으로 지내온 터다.


사거리 인근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혁신당과 민주당 중 어느 당에 호감이 가느냐'는 질문에 "아직 둘 다 (영광) 군수 후보가 누군지 모르고, 어떤 사람이 나올지 모르니까 섣불리 판단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어떤 당이 우리 지역에 오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후보가 나오느냐가 중요하지 않겠느냐. 현재로썬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열쇠집을 운영하는 50대 여성은 '한 달 조금 넘은 재보선 투표에 마음이 정해진 부분이 있느냐'는 물음에 "굳이 말을 해야 아느냐"라고 말한 뒤, 밖으로 나와 혁신당 쪽을 바라보며 "저렇게 열심히 해도 민주당이 오래 있던 곳인 만큼 토박이는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혁신당은 이번 재보선을 민주당과의 대결 구도만이 아닌 정권교체를 위한 '건전한 경쟁'이라고 보고 있다. 조 대표는 "이번 선거는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지방 정치가 어떻게 가야할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민주당에 비해 압도적으로 약하다. 의원도, 재정도, 조직력도 부족하지만 뛰어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재보선에서 우리 당이 질 수도 있지만 내년 4월에 또 뛰어들 것이고, 2026년에도 뛰어들 것"이라며 "그래야 지역 전체가 활성화되고 판이 커지면서 궁극적으로 대선에서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혁신당은 10·16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각 지역에서 월세살이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9월 정기국회 개원과 국정감사 돌입을 앞두고 현역 국회의원이 '전남에서의 출퇴근 등원'을 불사하면서까지 표밭갈이에 공을 들이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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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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