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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 '늑장 개원' 국회, 정치 복원은 가능할까 [기자수첩-정치]


입력 2024.09.03 07:00 수정 2024.09.03 07:00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공식 문 연 당일도 극한 대치 지속

대표회담에도 정쟁 중단 안되고

野 '尹 계엄령 준비 의혹' 제기에

여야대치 걷잡을 수 없는 악화일로

22대 국회의원들이 2일 국회 개회식이 끝난 뒤 국회 본청 앞에서 단체기념사진촬영을 하며 손을 잡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2대 국회가 2024년 9월 2일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1987년 개헌으로 제6공화국 체제가 들어선 이후 가장 늑장 개원이자, '개회식을 겸한 개원식'이었다.


앞서 22대 국회는 야당의 단독 법안 처리와 이를 지연시키기 위한 여당의 필리버스터,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 재의결에 따른 법안폐기를 주로 반복해오던 상태였다. 이를 방증하듯 여야는 22대 국회가 공식적으로 문을 연 이날도 여야 극한 대치의 단면만을 재확인시켜줬다.


여여는 지난달 28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22대 개원 이후 처음으로 합의를 통한 민생 법안들을 처리했다.


하지만 구하라법과 간호법 제정안, 전세사기특별법이 본회의 문턱을 넘으며 모처럼 협치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잠시였다. 협치 무드는 찰나, 지난 1일 열린 여야 대표회담은 협치의 연장선상이 아닌 여야 갈등이 고조되는 증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회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에 계엄 이야기가 자꾸 이야기되고 있다"고 소환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준비 의혹'을 제기, 이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는 최고조에 이르는 양상이다.


여당과 대통령실에선 즉각 이를 '괴담 선동'이라고 규정했다. 급기야 개원식이 있던 당일부터 제1야당 대표는 '대표직을 걸라'는 총공세에도 직면했다. 회담에서 매듭짓지 못한 민생회복지원금법(전 국민 25만원 지원) , 채상병 특검법에 이은 극한 갈등 유발 요소가 또 추가된 셈이다.


대표회담에서 여야의 쟁점 법안들에 대해선 실질적 해결점이 도출되지 못한 가운데, 정기국회 기간에 들어선 국회 도처에는 충돌 포인트가 널려있다. 100일간의 정기국회 기간 동안 정국 상황은 민생 법안의 처리 가능성을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민주당은 9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대정부질문에서 지난 3년 동안의 총체적인 정부 무능 상황을 지적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26일에는 '방송4법' '노란봉투법' '민생회복지원금법' 등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국회로 되돌아온 법안에 대한 재표결도 예정돼 있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시작과 함께 쟁점 법안을 밀어붙일 전망이다.


예산안 심사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정부의 긴축재정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거야' 민주당은 현미경 심사를 예고한 상태다.


특히 채상병 특검법의 경우 대표회담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이지만, 민주당은 3일 오전 또 한 번의 채상병 특검법 발의를 앞두고 있다. 채상병 특검을 둘러싼 야당의 강공까지 거세지면서, 정국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전망이다.


정기국회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이 자명한 가운데, 우 의장이 꺼내 든 '성찰'이란 단어의 무게가 유독 무겁게 와닿기도 했다.


이날 입법부 수장인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회 개원사에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책임을 통감하기도 했다. 이어 "지금 우리 국회는 정치하는 사람들이 바라볼 곳이 어디인지, 국회가 발 딛고 설 곳이 어디인지 근원적인 성찰을 요구받고 있다"며 "이 무거운 물음에 답해야 할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했다.


특히 여야 대표 간 회담은 지난 2013년 당시 황우여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 이후 11년여 만에 성사되며 대대적 주목을 받았으나, 정쟁의 중단이 되기는커녕 대치 상황을 악화시키며 '만남의 의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구심 마저 낳고 있다.


국회 개원일을 맞아 우원식 의장의 강조한 '성찰'과 함께, 이재명 대표가 여야 대표회담을 요구하며 꺼내 들었던 '격의 없는' '허심탄회한 논의'란 키워드의 의미는 진정 무엇이었을지에 대해서도 동시에 생각해 본다. 여기에 대한 표면이 아닌 '이면'의 의미는 어떤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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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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