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의료개혁 발표 이래 9번째 의료기관 방문
"필수의료, 적절한 보상 체계 마련될 수 있게 할 것"
"고위험, 중증 필수 의료 인기과 되도록 전폭 지원"
"도와줄 수 있는 것 찾아라"…박민수 차관에 지시
윤석열 대통령이 "명절 연휴가 다가오고 있는데 가용한 자원을 가장 우선적으로 투입해 의사 선생님들이 번 아웃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필요할 경우 예비비를 편성해서라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4일 저녁 8시 50분께 경기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해 1시간 20분가량 머물며 이 같이 밝혔다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의정부성모병원은 경기북부 권역응급의료센터 및 권역외상센터를 운영 중이며, 의정부·양주·동두천·포천·연천·철원 등 수도권 내 의료취약지역의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곳이다. 응급센터에선 연간 6만명 가량의 환자를 진료한다.
윤 대통령의 의료기관 방문은 지난 2월 의료개혁 발표 이후 이번이 9번째로, 윤 대통령은 그동안 서울·경기·충남·부산 등 지역의 다양한 의료기관을 방문하며 의료현장을 챙기고 의료진들의 의견을 청취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한창희 의정부성모병원 병원장과 최세민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의 안내에 따라 1층 응급센터로 이동해 진료 현장을 둘러보며 "의사 선생님들이 헌신적으로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다행"이라고 했다.
"주중보다 주말에 응급환자가 더 많냐"고 윤 대통령이 묻자, 한창희 병원장은 "그렇다. 지난 설연휴 때 40% 가량 응급 환자가 더 많이 온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추석 연휴 때 환자가 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서 마련된 병원 관계자 및 의료진과의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다양한 의견을 경청했다.
윤 대통령은 "응급의료가 필수 의료 중에 가장 핵심인데 국가에서 제대로 관심을 가지고 도와드리지 못한 것 같아 참 안타깝다"며 "헌신하는 의료진에게 늘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곳 성모병원이 권역응급의료센터로 경기 북부의 중증 응급환자를 책임지고 있어 부담이 크다고 들었다"며 "노인 인구 비율도 높고 군부대도 있어서 응급환자가 많다고 들었는데, 생명의 촌각을 다투는 응급실에서 애쓰는 의료진께 늘 감사드린다"고 했다.
또 "업무 강도가 높고 의료 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필수의료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보상 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 병원장은 "현재 전공의 빈 자리를 채운 교수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어 배후 진료에 차질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의료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다. 또 "이번 기회에 의료전달체제를 개선해 환자 수가 아닌 진료 난이도로 보상받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최세민 센터장은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중증 응급환자 위주로 진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호부장은 "흉부외과 등에 진료지원(PA)간호사가 있었는데 그동안 법적인 보호를 못 받아서 어려움이 있다가 이번에 간호법이 통과돼서 당당하게 업무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면서도 "진료지원간호사가 있어도 처방할 수 없는 부분은 의사부족으로 어려움이 있는 상태"라고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의 수가 정책이나 의료 제도가 이러한 어려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피부 미용이나 비급여 위주인 의원과 비교해 봐도 업무 강도는 훨씬 높고 의료 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데도 보상은 공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고위험·중증 필수 의료 부문이 인기과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 개선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것"이라며 응급·분만·소아·중증을 포함한 필수 의료 인력들에 대해 지원을 의료인들이 느낄 수 있을 만큼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의료인의 법적 리스크나 보상의 공정성 문제도 해결해 소신 진료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게 뭐가 있겠느냐"며 국민 생명을 지키는 의료진의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올바른 의료환경을 만들어갈 것임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늘 긴장속에서 보내는 의료인들이 충분히 보상받게 해주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동행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에게 "정부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도와드리라"고 지시했다.
이날 현장 방문에는 박 차관 외에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실장, 장상윤 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