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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선공에 추경호 반격…'협치' 쉽지 않은 교섭단체대표연설 분위기


입력 2024.09.06 00:10 수정 2024.09.06 00:10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박찬대, '대통령' 49회·'위기' 24회·'헌법' 23회 언급

추경호, '탄핵' 19회, '정쟁' 12회, '이재명' 6회로 맞불

여야 의원들, 본회의장에서도 서로 헐뜯으며 '으르렁'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통해 칼을 빼들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5일 지지 않고 자기방어적 반격에 나섰다. 여야 양당 교섭단체대표연설이 서로 비판하며 각을 세우는 모습으로 채워짐에 따라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협치'의 모습은 찾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스타트(시작)'는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먼저 끊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전날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대통령' 49회, '위기' 24회, '헌법'을 23회 언급하며 여당과 대립각을 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우선 '채상병 특검법'을 언급하며 공세를 시작했다. 그는 "순직 해병대원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은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기 위한 대표적인 법안"이라며 "주가조작, 명품백 수수, 고속도로 특혜, 국정농단 같은 대통령 배우자의 범죄 의혹이 태산처럼 쌓여 있는데, 그대로 놔두고서 정상적인 국정운영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당은 야당이 의회독재를 한다고 주장하지만 진짜 독재는 대통령이 하고 있다"며 "대통령 임기가 절반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21회나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계속해 민심을 거역한다면 윤석열 대통령도 결국 불행한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아가 박 원내대표는 "87년 체제에 멈춰 있는 헌법을 시대에 맞게 고치자는 논의는 오래 전부터 나왔지만, 정치적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며 "개헌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대통령 4년 중임제, 결선투표제 도입은 합의 가능한 만큼 22대 국회에서 이것부터 개정하자"며 "늦어도 내후년 지방선거 때까지 개헌을 완료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여당에 촉구했다.


그는 또 '의정 갈등'을 언급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환자들이 응급실을 찾아 뺑뺑이를 돌고 있다. 응급의료 시스템이 사실상 붕괴되고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의료대란 해결을 위한 여·야·의·정 비상협의체를 제안했다.


그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며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의료계와 정부도 참여해 사회적 대타협을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급한 의료대란 사태 해결 방안부터 중장기적 의료개혁 방안까지 열어놓고 대화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란 점에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며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잡고 고집 피울 때가 아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길에 대통령과 정부도 동참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이에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튿날인 이날 국회에서 열린 22대 국회 첫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탄핵'을 19회, '정쟁'을 12회, '이재명'을 6회 언급하며 야당의 행태를 집중 비판하고 나섰다.


추 원내대표는 "22대 국회가 출범한 지 100일이 돼가는데 정쟁과 대결로 얼룩진 부끄러운 시간이었다"며 "거대 야당의 힘 자랑과 입법 폭주 때문에 정치는 실종되고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 지금의 정치 퇴행과 극한 대립의 궁극적 배경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얼마 전부터 민주당은 '정부가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황당무계한 가짜 뉴스까지 만들어 퍼트리고 있다"며 "탄핵을 한다면 이런 거짓 괴담으로 대한민국을 혼란과 분열로 몰아넣는 세력들을 탄핵해야 한다. 특검을 남발하고 탄핵으로 겁박하는 거대 야당의 폭주에 국민의힘은 결연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22대 국회) 100일 동안 야당은 탄핵안 7건, 특검법안 12건을 발의했고, 인사청문회를 제외하고도 13번의 청문회를 열었다"며 "민주당은 탄핵소추권마저 정쟁의 도구로 삼아 마구잡이로 내던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수사한 검사들을 상대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며 "법치주의를 근본부터 뒤흔드는 전대미문의 사법 농단"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민주주의 최후 보루인 사법 시스템마저 파괴하려 한다"며 "사법부에 대한 겁박이자 삼권분립의 부정이다. 우리 헌정사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입법 독재"라고 했다.


나아가 "이게 과연 정상적인 정당의 모습이냐"라며 "우리 헌정사에 이런 정당이 또 있었느냐"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날 교섭단체대표연설 도중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는 "이재명 대표께 요청드린다. 민주당이 방탄 정당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놓아달라. 그것만이 우리 정치와 국회가 정쟁에서 벗어나 정상화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추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본회의장도 역시나 아수라장이 됐다. 추 원내대표 발언 내내 야당 의석으로부터 고함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추 원내대표가 22대 국회의 행태와 이 대표에 대해 비난하자 "그럼 너네가 총선에서 이기지" "너네가 김건희 방탄하지마"라고 막말을 해대는 의원도 있었다.


'여야정 협의체'를 제안하며 민생 국회를 강조할 때는 "민심 팔이도 적당히 하라" "국민 기만도 적당히 하라"는 고성이 본회의장 안을 쩌렁쩌렁하게 울리기도 했다.


급기야 우원식 국회의장이 나서서 중재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우 의장이 "의견이 달라도 경청해달라"고 자제를 촉구했고, 민주당 의원들이 "어제도 그랬다"고 반발하자 "그렇다고 매일 그럴 수는 없는 것"이라고 반발하는 의원들을 달래기도 했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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