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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인사 못했으면 경질이라도 단호히 하라


입력 2024.09.06 07:07 수정 2024.09.06 07:07        데스크 (desk@dailian.co.kr)

의료 개혁 전반 실패 깨끗이 인정하고 후반 승부 걸어야

보건 장·차관-교육부 장관, 의사들 설득을 위해 읍참마속 필요

추석 위기 다행히 지나간다고 한들 그다음 대책 있나?

2000명 증원 고집, 이젠 세상 사람들 다 비웃고 있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한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응급 의료 현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은 인사를 잘못하는 대통령이란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굳혔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찬대가 그의 인사 스타일을 제대로 짚었다.


“가장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을 일부러 골라서 국민적 갈등만 일으키고 있다.”

이념과 관련된 인사에 대한 야당 시각에서 불만 제기다. 그러나 윤석열이 행사하는 거의 모든 인사를 옳게 건드린 촌평(寸評)으로 들린다.


그는 인사에 관한 한 역대 대통령 중 최악이거나 밑에서 첫 번째, 두 번째가 될 공산이 크다. 그가 뽑은 장·차관 후보가 한동훈, 장미란 정도 말고는 언론에 화제로 오른 적이 거의 없다.


화제가 되어야만 잘한 인사는 물론 아니다. 적재적소 인물도 못 찾는데, 화제성도 없는 사람만 쓴다는 이야기다. 서울대, 검사 아니면 과거 정권 인물 재활용 일색이라 그렇다.


서울대 출신들은 제일 잘하는 게 공부다. 더 나쁘면 엘리트 의식, 출세욕 강하고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한 사람이기 쉽다. 공부 못 한 보통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 어렵다. 사회의 모든 것이 갈등이기 마련인데, 그런 걸 잘 풀 수가 없는 사람들이다.


이런 1등 짜리들만 데리고 국정을 운영하다 윤석열이 의료 사태 태풍을 맞고 있다. 그 또한 대한민국 인문계 학생 중 전교 1~2등들만, 그것도 특출해야 들어가는 서울대 법대 1979년 입학생이다.


의료 대란 주적(主敵)이 된 보건복지부 2차관 박민수(56)는 대통령보다 8년 늦게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윤석열은 무슨 선호(또는 열등의식?) 때문인지 보건부 장관과 차관을 다 의약 분야 출신이 아닌 서울대 경제 학도들로 임명했다. 장관 조규홍(57)도 이 대학 경제학과 85학번이다.


차관 박민수는 대통령실 비서관이 됐다가 차관으로 영전했다. 만약 의료 사태가 윤석열 정부 제1의 실정이 되고, 그는 차관을 끝으로 공무원 생활을 마감한다면 둘의 인연은 매우 불행한 것이 될 게 분명하다. 상황은 그렇게 움직여 가고 있다.


박민수는 말 사고도 잦다. 의사를 ‘의새’라고 하는가 하면 의사 수 부족 근거를 대면서 여성 의사들 비율을 언급해 성차별 논란도 일으켰다.


“우리는 27년간 정원을 늘리지 못했다. 독일, 프랑스, 일본에서 의대 정원을 늘릴 때 의새들이 반대하며 집단행동을 한 일은 없다.”

그러다 엊그제는 의사도 아닌 사람이 환자 분류법을 제시했다.


“본인이 전화해서 알아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경증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중증은 거의 의식이 불명이거나 마비 상태에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열이 많이 나거나 배가 갑자기 아픈 것은 경증에 해당되고, 어디가 찢어져서 피가 많이 나는 것도 사실은 경증이다.”

사람 잡는 선무당이다. 경증이 중증으로 판명되는 경우가 허다해서 의사도 속단하면 안 되는 게 환자 상태다. 의협 간부인 사직 전공의 두 명은 인터뷰에서 현 의료 사태 문제의 핵심이 의대 증원이라기보다는 의사 전문가들을 존중하지 않는 정부의 태도라고 했다.


박민수가 대표적이다. 그는 사태 초기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 왔고, 최근에는 여당 내로부터 거취 결정 요구에 직면해 있다.


문제 인물은 보건부에만 있지 않다. 교육부 재활용 장관 이주호(63)도 의사를 적대시하는 서울대 무역학과 출신자다.


“6개월만 버티면 우리가 이긴다.”

그는 이 말이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믿을 사람이 있겠나? 박민수-조규홍-이주호 서울대 사회대 출신들과 서울법대 나온 윤석열이 의사들 전체를(설령 밥그릇 의식해서 의대 증원에 반대한 일부가 있더라도) 적으로 몰아 응급실 등 값싸고 질 좋은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있다.


이들은 추석 대란만 피하면 어떻게 되겠지 하고 있다. 되긴 뭐가 어떻게 되나? 전공의들은 안 돌아오고 의사들은 탈진해 가는데, 추석 지난다고 뾰족한 수가 튀어나올 수 없다.


이제 윤석열이 고집부린 의대 증원 2000명이란 숫자는 아무 근거가 없는 숫자에 지나지 않았다는 걸 세상 사람들이 다 알아 비웃고 있다. 이미 2000명은 1500명으로 줄었다. 과학이라면서 500명이 왜 갑자기 없어졌나?


윤석열은 준비된 응급실 한 곳을 심야에 방문하는 수고를 할 필요도 없다. 2000명이 웃기는 이야기였다고 껄껄대는 공부 못 한 국민 말을 전화로 들으면 된다.


그런 다음, 그가 지금 강조하고 다니는 지역-필수 의료 살리기 정책을 위에 걸고 의대 증원을 밑에 걸어야 한다. 이걸 뒤바꿔 다는 바람에 이 난리가 난 참담한 결과를 깨끗이 인정하는 게 순서다.


의료 개혁 전반은 실패했으나 의료 개혁 후반은 꼭 성공시키겠다고 서울대 안 나온 국민에게 약속하면 다시 박수를 받을 수 있다. 그 선언 전에 해야 할 것이 의사를 적으로 본 세 장·차관 읍참마속(泣斬馬謖), 경질이다.


본인들이 거취를 결정하도록 시간을 끌면 안 된다. 거대한 태풍이 몰려오고 있다. 인사를 잘못했으면 경질이라도 제때 단호하게 해야 한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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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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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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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호 2024.09.06  09:59
    정기수 넌 도대체 뭐냐? 간첩이냐? 험난한 의료개혁에 힘이 못될망정 촛칠을 해야 되겠니? 뭐땜에 글을 써냐? 인간아 너 자신을 돌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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