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질 뻔했던 팔레스타인전 ' 홍명보 감독, 오만에서 솔루션 내놓나


입력 2024.09.09 06:01 수정 2024.09.09 09:10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홍명보 감독. ⓒ KFA

홍명보 감독이 오만전에서는 달라진 축구를 보여줄 수 있을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피파랭킹 23위)은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각)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킥오프하는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에서 오만(피파랭킹 76위)과 격돌한다.


홍 감독과 코칭스태프, 주장 손흥민 포함 선수 26명, 지원스태프 등은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해 카타르 도하를 경유한 뒤 15시간 만에 무스카트에 입성했다. 26명의 선수는 오만 현지시각으로 7일 오후 6시 알시브 스타디움에서 약 1시간 현지 적응 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5일 홈에서 치른 팔레스타인전(0-0 무)에서 기대 이하의 내용과 결과, 그리고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에게 쏟아졌던 야유 등으로 대표팀 분위기는 가라앉은 상태다.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 중심에 있는 홍 감독이 처음 지휘한 경기라는 점에서 ‘무득점 무승부’ 파장은 더 컸다.


홍명보 감독은 홈 팔레스타인전을 앞두고 “다득점 승리를 노려야 하는 경기다. 첫 경기이기 때문에 일단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무득점 무승부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물론 팔레스타인전을 앞두고 K리거와 해외파가 호흡을 맞춘 것은 4일 하루뿐이었다. 하지만 핑계로 댈 수는 없다. 팔레스타인은 피파랭킹 96위 약체인 데다 전쟁 중인 상황에서 선수 소집은 물론 제대로 된 훈련도 가지지 못했던 팀이다. 그런 팀을 상대로 최정예를 가동하고도 홈에서 1골도 넣지 못했다는 것은 감독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분위기 전환도 필요하지만, 다음달부터 요르단-쿠웨이트-이라크 등 더 까다로운 중동팀을 상대해야 하는 홍명보호 입장에서는 오만전 승리가 절실하다.


승리는 당연하고 내용 또한 개선되어야 한다. 홍 감독은 팔레스타인전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할 만한 공격 전술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2월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처럼 선수들에게 맡기는 듯했다. 짜인 패턴이 없다보니 박스에서 공간 활용도 하지 못했고, 득점 찬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이강인-손흥민.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손흥민-이강인-황희찬 등 이전부터 갖춰진 막강 공격진의 화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손흥민과 이강인을 측면에 묶어두기 보다 프리롤을 부여할 때 더 좋은 움직임이 나왔다. 의도대로 풀리지 않을 때는 경기 중 유연하게 전술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황희찬 투입은 홍명보 감독이 팔레스타인에서 했던 선택 중 가장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히려 원정경기를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으로 여길 수도 있는 입장이 된 홍명보 감독이 팔레스타인전에서 효과를 찾아보기 어려웠던 ‘라볼피아나 전술’을 상황에 맞게 펼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라볼피아나 전술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센터백 사이로 내려와 빌드업 하는 전술. 아르헨티나 출신의 리카르도 라 볼페 감독이 고안해 라볼피아나로 불린다.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홍 감독을 선임하며 '홍명보식 라볼피아나'를 극찬한 바 있다.


팔레스타인전에서는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빌드업 과정에서 빠른 공격이 전개가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뒷공간을 내줘 여러 차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압박 라인이 높지 않은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라볼피아나를 고집하다가 후방에서 무의미한 패스만 이어졌고, 오히려 중원에서 미드필더 숫자만 부족해지는 현상을 야기했다. 오만 원정에서는 홍명보 감독의 기술철학이 묻어난다는 라볼피아나 전술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지 축구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만은 팔레스타인 보다 피파랭킹은 높지만, B조에서 팔레스타인과 약체로 분류된다. 험난한 원정이지만 충분히 꺾을 수 있는 상대다. 오만은 이라크 원정에서 치른 첫 경기에서 0-1 패했다. 결코 만만하게 볼 수는 없다. 2003년 10월 오만 무스카트에서 펼쳐진 아시안컵 2차 예선에서 오만에 1-3으로 졌다. 지금도 ‘오만 쇼크’로 회자되는 경기다.


그러나 홍 감독에게 오만은 좋은 기억이 더 크다. 2012년 2월 U-23 당시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끌고 런던올림픽 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에서 오만에 3-0 완승, 런던 티켓을 조기에 확정했다. 홍 감독도 "예전에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다"라고 당시를 기억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