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평소 후원하던 여성 BJ와 성관계를 맺다 질식사하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 심리로 진행된 재판에서 검찰은 살인 등 혐의를 받는 김씨(44)에게 징역 30년과 전자발찌 부착 명령 15년을 구형했다. 범인 도피 혐의로 같이 재판을 받은 전처 송씨에겐 징역 1년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성관계를 하던 중 그만하란 말을 듣고도 멈추지 않고 행위를 이어가 피해자를 질식하게 한 점 등 범행이 중대하다"며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케 했음에도 억울함만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김 씨는 지난 3월 11일 오전 3시 30분쯤 서울 은평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20대 여성 A씨와 성관계하다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후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방송하던 BJ로, 그동안 김 씨로부터 1200만원가량의 돈을 후원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A씨와 3월 초부터 6차례 정도 만남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범행 직후 김 씨는 A씨의 집을 3차례 정도 오가며 사체 위에 물을 뿌리는 등 증거 인멸로 보이는 행위를 하거나 강도를 당한 것처럼 위장해 피해자의 물건을 서울 각지에 나눠 버린 혐의도 받는다.
다만 김 씨는 이번 일이 사고였을 뿐이란 주장이다. 살인할 고의도, 증거를 인멸할 생각도 없었단 입장이다.
김 씨는 "(살인) 전과가 있어 이번 일이 발각되면 여생을 감옥에서 보낼 수 있다는 두려움에 도망갔다"며 "사체에 물을 뿌린 것은 담뱃재가 묻어 그것을 씻겨주려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의 금융 계좌, 카드 번호 등을 태블릿 PC로 찍고 추후 이를 들고 나온 것에 대해선 "일단 찍고 나중에 생각하려고 했고 (자금 인출 등은)생각해 보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 씨 측은 구형 직후 "카톡 대화 등을 볼 때 두 사람은 금전 문제 등 어떠한 원한 없이 다정하게 대화를 주고받았다"며 "호흡 정지 후 즉각적으로 심폐소생술을 하고 심장을 확인하는 등 노력했지만 이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어 적절한 조처를 하지 못했을 가능성 등을 감안해달라"고 말했다.
김 씨와 송 씨에 대한 최종 선고는 다음달 4일 내려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