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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생활체육, 섬세한·신중한 접근 필요하다


입력 2024.09.15 12:01 수정 2024.09.15 14:03        데스크 (desk@dailian.co.kr)

반다비체육센터 ⓒ 익산시

2024 파리 패럴림픽을 끝으로 4년마다 돌아오는 올림픽이 마무리되었다.


한국 선수단은 패럴림픽에서 금메달 6개를 따내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었고, 올림픽에서 거둔 여자양궁 10연패와 같이 패럴림픽에서도 1984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보치아에서 10연패(1988 서울 대회~2024 파리 대회)를 달성했다. 메달 성적 외 원유민 선수가 국제패럴림픽 위원회(IPC) 신임위원으로 당선되는 등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전략 종목을 다양화하고 국민들에게 올림픽과 같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중계권 확보가 필요하며 올림픽의 성과가 생활체육의 저변 확대와 참여 여건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정부는 2005년 대한장애인체육회를 설립하여 생활체육과 전문체육 지원사업의 핵심조직으로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였고, 2008년부터 5년 단위로 장애인체육진흥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장애인체육에 투입되는 체육진흥기금도 2014년 629억 원에서 2022년 약 900억 원으로 점진적으로 증가하였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장애인의 생활체육 참여율이 2012년 10.6%에서 2023년 33.9%로 10년 사이 약 3배 증가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시작은 늦었으나 조직, 예산 등 정책적 노력을 이어왔던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등록 장애인 인구 중 65세 이상이 53.9%. 장애인의 절반이 고령인구이므로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된다면 장애인구 규모도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고 인구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 늘어나는 장애인 인구가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미 검증된 바와 같이 스포츠 활동이 필수적이기에 장애인의 스포츠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곧 고령화 대응 정책이기도 하다.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장애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전국 가구 평균 대비 63.3%로 비장애인가구 대비 소득 수준이 낮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 스포츠활동이 필수적이라 할지라도 이에 지불할 수 있는 여력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스포츠바우처와 같이 시설과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정부도 이런 필요성을 인지하고 2019년부터 만 5세부터 69세 장애인을 대상으로 장애인스포츠강좌이용권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2022년까지도 집행률이 50% 수준이었으나 2023년에는 80%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장애인스포츠강좌 이용자는 약 1만 5000여명으로 전체 장애인 인구의 0.5% 수준이고, 장애인스포츠강좌이용권을 쓸 수 있는 시설이 많지 않아 사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 뉴시스

결국 정부가 아무리 강좌이용권 예산을 늘린다 하더라도 이용권을 쓸 수 있는 공공이나 민간 시설이 많아지지 않는다면 사용이 어렵기 때문에 강좌이용권 과 더불어 시설의 공급과 프로그램 확대가 병행되어야 한다. 장애인이 반다비 국민체육센터나 기존 공공시설 이용 시 무료 또는 50% 정도 할인을 받고 있지만 이용 가능 시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너무 멀거나 시설까지의 이동이 어려워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크다. 민간시설도 대부분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나 기구, 프로그램, 지도자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장애인스포츠강좌이용권이 있다하더라도 사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우선 장애인스포츠강좌이용권의 민간시설 사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포츠강좌이용권 사용을 보다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1인당 매월 11만원 이내 수강료를 지원하고 당월 미사용 시 지원금은 자동 소멸되는데 연간 이용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지불액이 커져 민간시설에서도 장애인 수요를 주요 고객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반다비 국민체육센터와 같은 장애인의 이용 가능 시설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반다비 국민체육센터는 평창올림픽 이후 장애인생활체육활성화 방안으로 사업이 추진되기 시작하여 2027년까지 총 150개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89개소의 건립 지원을 확정하고 현재 8개소를 개관하여 운영 중이다. 이미 운영 중인 8개소 중 운영이 잘 되는 곳도 있지만 장애인과 비장애인 이용자 간, 장애인체육회 등 운영주체와 지방 자치단체 간 갈등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용 형태도 어떤 시설은 장애인 전용으로, 어떤 시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과 함께 사용하는 등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어 혼란이 많다.


현재 조성 중인 시설이 80여 개에 이르고 있어 반다비 국민체육센터가 장애인 생활체육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이기에 운영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반다비 국민체육센터의 이용형태는 지역 내에서 시설이 부족하지 않고 운영 지원에 문제가 전혀 없다면 장애인 전용시설로 운영되어도 좋지만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체육시설이 부족하고 운영 여건도 고려한다면 장애인 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용하는 장애인친화시설로 사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애인친화시설이 라 할지라도 당연히 장애인의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편의시설, 용품 등이 갖추어져야 하는 데 아직도 이름만 반다비국민체육센터일 뿐 장애인을 위한 운동기구나 부대시설, 지도자가 부족한 시설도 많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시설 유치에는 많은 힘을 쓰지만 시설 운영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탓이다.


앞으로 지어지는 시설들은 공공재원으로 어렵게 만들어지는 시설이니 만큼 장애인들이 편리하고 유익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 전에 잘 점검하고 운영을 시작해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애인 생활체육정책은 시설 조성 뿐 아니라 장애인이 시설까지 편리하게 오갈 수 있도록, 장애 유형에 맞는 전문적인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보다 섬세하고 포괄적인 안목으로 접근하길 바란다.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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