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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물러선 정부…의료계 화답할까


입력 2024.10.06 00:15 수정 2024.10.06 06:43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한덕수·한동훈 깜짝 회동하며 '의료계'에 러브콜

"전공의 여러분 미안하다"…정부 첫 사과도 나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개천절 경축식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국민의힘이 의료계를 향해 전제조건이나 사전 의제를 정하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자고 러브콜을 보냈다. 이미 수시 입시가 진행되고 있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원점 재검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2026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선 함께 논의해 보자고 의료계를 향해 호소했다. 의료계가 화답할지 관심이 모인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3일 오후 국회에서 '깜짝' 회동을 했다. 한 총리와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에서 만나 여야의정(與野醫政) 협의체 구성 방안 등을 두고 논의한 직후였다.


한 총리와 한 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개천절 경축식에서 만나 즉석에서 국회에서 회동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의기투합한 만큼 의료계를 향한 '힘 있는 메시지'도 나왔다. 한 총리는 국회를 찾아 한 대표에게 "정부 방침은 전제조건이나 사전 의제를 정하지 않고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얘기하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미 입시가 시작된 2025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와 대화를 위해 그 어떤 전제조건도 달지 않고 의료계가 원하는 모든 주제를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자는 것이다.


한 총리는 "지금도 한동훈 대표를 통해 의료계에 전달하는 정부의 입장은 똑같다"며 "사전에 의제와 전제조건을 정하지 않고 (여야의정이) 모두 다 참여해서 정말 진솔한 방안과 협의를 논의해보자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에 한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여당과 야당·의료계·정부가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한달여간 많은 분들을 만났는데 서로 간의 이해의 폭이 사실상 비슷한 얘길 하면서도 감정 대립 등으로 멀어진 부분이 분명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가 국민들과 의료진께 정부도 얼마든지 유연하게 대화할 자세가 돼 있다는 걸 확인시켜드리는 의미도 있다"고 강조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개혁 추진상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집단 행동으로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의료계를 향한 정부의 첫 사과도 나왔다.


앞서 지난달 30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 브리핑에서 "의료개혁 추진 과정에서 필수의료에 헌신하기로 한 꿈을 잠시 접고 미래의 진로를 고민하고 있을 전공의 여러분을 생각하면 매우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이에 의협도 2025학년도 '원점 재논의'가 어렵다면, 2026학년도에 '감원'을 포함해 논의해야 한다며 열린 모습을 보였다.


조 장관에 이어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7개월간 이어져 온 갈등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며 "정부도 더 열린 자세로 진정성 있게 임하겠다"고 거듭 의료계를 향해 손짓했다.


일각에선 정부와 의료계 사이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관측이 나왔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4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의료계의 2026년도 감원 보장 요구와 관련해 "그게 제시가 되면 원점에서 테이블에 올려놓고 같이 계산해보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0명 증원이 오답이라면 1500명이든 1000명이든 새로운 답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의사 인력 수급 추계위원회를 만들기로 한 것과 관련해선 "과반수 위원을 의료계로부터 추천받아서 아주 공정하게 정원을 계산해볼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다만 장 수석은 최근 서울대 의대가 '동맹 휴학'을 승인한 것과 관련해서는 "의대 학장의 독단적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의대 교수단체들은 "각 대학의 자율권을 존중하라"고 반발하고 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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