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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궐선거마저 진보 서울시교육감…보수 후보는 왜 패배했나


입력 2024.10.17 14:22 수정 2024.10.17 14:24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단일화는 필요조건이었을 뿐…선거전략의 부재가 패배 불러와

정당 개입 원칙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승리에 대한 절실함 차이

교육감 선거에 대한 무관심도 한몫…23.48%로 역대 최저 투표율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 도착해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10·16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는 진보진영 정근식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2014년 이후 조희연 교육감이 내리 3선을 하며 10년간 이어졌던 진보교육감 시대가 끝나고, 조전혁 후보가 보수교육감 시대를 열 수 있느냐가 관심사였지만 최종 득표율 45.9%에 그치며 50.2%의 정근식 후보에 밀려 패배했다.


보수 후보들이 난립해 표가 분산되며 패배했던 지난 2022년 선거와는 달리 '중도보수 단일후보'를 내세우고도 보수 진영이 패배한 원인은 무엇일까. 교육계와 시민사회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조 후보의 패배 원인으로 '단일화에 대한 안도감', '선거전략의 부재', '낮은 투표율 극복 실패' 등을 꼽았다.


21세기 미래교육연합의 조형곤 대표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22년 선거는 보수 후보가 여럿 나오며 표가 분산돼 패배했다"며 "당시 조전혁(23.5%), 박선영(23.1%) 이 두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조희연 후보의 38.1%를 뛰어넘는 득표율이었고 그래서 아쉬움이 더 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만 성공하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아니었던 것"이라며 "단일화는 선거를 치르기 위한 필요조건이었을 뿐 당선으로 이어지는 충분조건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또 "단일화가 되고 나니 보수진영이 유리한 위치에 섰다는 안이한 인식이 퍼져 나갔다"며 "단일화에 대한 절실함은 강했지만 막상 그 과정에서 허비한 에너지가 많아 선거전략을 촘촘히 세우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 교육청으로 첫 출근을 한 정근식 신임 교육감이 소감과 교육 계획에 대해 말하고 있다.ⓒ연합뉴스

변원석 자유정의시민연대 대표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거대 양당이 이번 교육감 선거를 대하는 자세에서 큰 차이가 났다고 지적했다. 변 대표는"조전혁 후보는 보수진영, 정근식 후보는 진보진영을 대표해 출마했던만큼 이번 교육감 선거 결과도 양당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원칙적으로 교육감 선거는 정당의 개입이 금지되지만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당원들을 통해 간접적인 지원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변 대표는 그 예시로 "민주당은 보궐선거 기간에 맞춰서 '고교 무상교육 예산 99%삭감, 민주당이 되돌리겠습니다' 라는 현수막을 정근식 후보의 현수막 바로 옆에 대대적으로 게시하며 정 후보를 간접지원했다"며 "이는 조희연 전 교육감의 낙마로 인한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승리에 대한 절실함이 민주당에게 더욱 강력하게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조전혁 후보의 현수막 근처에는 국민의힘 홍보 현수막을 별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당에서의 관심이 부족했다"며 "이런 양 당의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과 절실함의 차이가 결과적으로 승패를 가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낮은 투표율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적재적소의 선거전략을 펼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 이번 교육감 보궐선거 투표율은 23.48%로 교육감 선거 중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공교육살리기 학부모연합의 조성희 상임대표는 "교육감 선거는 학부모가 아닌 이상 관심이 떨어지게 마련"이라면서 "투표율이 낮을수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지원을 받는 정근식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전혁 후보 캠프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한 지역에서 최대한 많은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이끌어낸다는 전략을 세웠어야 했다"며 "보수세와 교육열이 강한 강남·서초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에서 정근식 후보에게 밀렸다는 점에서 선거전략의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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