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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강민호에 가렸던 김태군, 만년 2인자 설움 떨치고 우승 포수로 [한국시리즈]


입력 2024.10.29 09:25 수정 2024.10.29 11:37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한국시리즈 4차전서 결정적 쐐기 만루포로 KIA 우승 견인

MVP 투표서 타율 0.588 기록한 김선빈과 1표 차 박빙

NC서 양의지, 삼성서 강민호에 밀렸던 설움 떨쳐내

2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7-5로 승리하며 우승을 확정 지은 KIA 투수 정해영와 포수 김태군이 기뻐하고 있다. ⓒ 뉴시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가 삼성 라이온즈를 물리치고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데에는 주전 포수로 맹활약을 펼친 김태군의 공을 무시할 수 없다.


김태군은 KIA의 우승이 확정된 한국시리즈 5차전 직후 발표된 MVP 투표에서 99표 중 45표를 얻었다. MVP 트로피를 들어 올린 팀 동료 김선빈과는 불과 1표 차이로 박빙이었다.


김태군은 지난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서 KIA가 3-0으로 앞선 3회초 2사 만루에서 삼성의 베테랑 불펜 투수 송은범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작렬했다.


한국시리즈서 먼저 1,2차전을 잡은 뒤 3차전을 내준 KIA는 김태군의 만루포로 4차전 승리는 물론 시리즈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당초 시리즈 MVP는 타율 0.588(17타수 10안타)을 기록한 김선빈이 압도적일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김태군과는 불과 1표 차이 밖에 나지 않았다. 그만큼 김태군의 만루포는 이번 시리즈에서 임팩트가 컸다.


아쉽게 MVP는 놓쳤지만 김태군에게는 뒤늦게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한국시리즈로 남게 됐다.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초 2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KIA 김태군이 만루 홈런을 때린 뒤 베이스를 돌며 기뻐하고 있다. ⓒ 뉴시스

사실 프로 데뷔 후 김태군은 주전 포수보다는 조연 및 백업의 이미지가 강했다.


2008년 LG서 프로 데뷔 당시에는 조인성이라는 걸출한 포수에 밀려 백업으로 활약했다. 그러다 지난 2013년 신생 구단 특별 지명으로 LG에서 NC로 이적한 김태군은 이적 후 5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주전포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경찰 야구단에 입대한 사이 리그 최고의 포수로 평가 받은 양의지가 NC로 이적하면서 김태군은 설 자리를 잃었다.


결국 김태군은 지난 2021년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지만 이번에는 강민호에 밀려 백업 역할을 수행하는데 그쳤다.


만년 2인자의 설움을 겪어야 했던 김태군은 지난해 7월 내야수 류지혁과 맞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으면서 마침내 야구 인생의 분기점을 맞이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105경기에 출전한 김태군은 안정적인 마운드 운용으로 KIA 투수진을 이끌었고, 타석에서는 타율 0.264, 7홈런, 34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정규시즌 우승을 견인했다.


한국시리즈 4차전서 임팩트 있는 만루포를 터뜨리며 KIA가 흐름을 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김태군은 대망의 5차전서 9회 2사 이후 마무리투수 정해영의 마지막 공을 잡으며 꿈에 그리던 ‘우승 포수’가 됐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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