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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육군 중령은 동료 여성 군무원을 엽기적으로 살해했을까 [뉴스속인물]


입력 2024.11.07 05:01 수정 2024.11.07 05:01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법원, 5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열고 구속영장 발부…"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 있다" 판단

피해자와 말다툼 중 격분해 목 졸라 엽기적으로 살해하고 시신 훼손…봉투에 돌 넣어 증거인멸 시도

피의자, 경찰 조사서 계속 우발범행 주장…전문가들 "분명히 살인계획성 존재했다는 의심 들어"

경찰, 7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개최 예정…얼굴 및 성명 등 피의자 신상 공개될 듯

함께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군 장교가 5일 오전 춘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함께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엽기적으로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군 장교가 구속됐다. 지난 3일까지 경찰은 몸통과 팔, 다리 등 사체 8개가 담긴 비닐 자루를 발견했다. 시신이 담긴 비닐 자루에는 돌멩이 등이 담겨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7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해당 군 장교에 대한 신상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박성민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은닉 등의 혐의를 받는 육군 중령(진급예정자) A씨(38)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갖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영장 발부를 결정했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께 부대 주차장 내 자신의 차량에서 B(33)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이튿날 오후 9시 40분께 화천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날 오후 9시께 사건 현장 인근 철거 공사장에서 흉기로 B씨의 시신을 훼손한 뒤 다음날 오후 9시 40분경 강원 화천군 화천읍 북한강에 유기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일 오후 시신 일부가 북한강 위에 떠오른 것을 주민이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지문 감식과 디옥시리보핵산(DNA) 감정을 통해 B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경찰은 지문 감식과 DNA 감정을 통해 B씨의 신원을 파악한 뒤 휴대전화 통화기록과 폐쇄회로(CC)TV 분석, 가족 진술 등을 토대로 A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다. 또 시신이 담긴 봉지를 묶은 테이프에서 A씨의 지문을 확보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원역 지하도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현장에서 저항 없이 순순히 체포에 응했으며 혐의를 시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경기도 과천에 있는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중령(진)으로 10월 28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았으며, B씨는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임기제 군무원으로 밝혀졌다. 그는 "B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살해했다"며 우발 범행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살해 이후 시신 훼손과 유기 과정에서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보인 치밀함을 들어 사전에 살인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피해자가 살아 있는 듯 문자를 보내고 시신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또 돌을 넣었다"며 "이 세 가지를 봤을 때 분명히 계획성이 존재했다는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4일 강원 춘천경찰서에서 화천 시신 훼손 유기 사건 피의자가 조사를 위해 강원경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A씨는 범행 이후 천연덕스럽게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시신을 유기할 때 금방 떠오르지 않도록 담은 봉투에 돌을 넣어 가라 앉히는 치밀함을 보였으며, 다음날 화천까지 국도로 이동하는 동안에 흉기를 중간 중간 버리기도 했다. 또 범행 은폐를 위해 B씨 휴대전화로 부대에 "휴가 처리해 달라"는 결근 메시지를 보내는 등 피해자가 살아있는 것처럼 생활반응까지 조작했다.


이후에도 B씨의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면서 휴대전화를 껐다 켜는 수법으로 생활반응이 있는 것처럼 꾸몄다. 심지어 B씨의 가족과 지인에게도 메시지를 보내며 범행을 은폐하려고 했다.


특히 당시 A씨는 범행 중 공사장 관계자와도 마주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당황하지 않고 "주차해도 되느냐"며 태연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관계자는 "차 안에 물체가 있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경찰에서는 아직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A씨의 심리를 분석하지는 않고 있지만, A씨가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은 7일 A씨에 대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은 ▲수단의 잔인성 ▲중대한 피해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 ▲국민의 알권리 ▲공공의 이익 등 요건을 충족하면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찰은 2차 피해가 있을 것을 고려해 전날 피해자 유족에게 피의자의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의견을 물었고, 유족은 이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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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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