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역대 최장 '사흘' 검증… 최악의 '과방위 인사청문회 행패' 일면엔?


입력 2024.11.20 00:20 수정 2024.11.20 00:20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최민희 "순조롭게 못했다"며 안건 의결

KBS 사장 인사청문회, 이틀→사흘

과방위 '김건희 국정농단' 아이템 부재

작정한 듯 '꼬투리' 잡고 공세 늘리나

박장범 한국방송공사 사장 후보자가 지난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 선서 후 선서문을 최민희 위원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이틀간 진행됐던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하루 연장해 사흘째 이어나가기로 했다.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3일간 이어지는 건 사상 초유의 일이다.


특히 박 후보에 대한 특별한 결격사유가 감지되지 않는데도 일명 '파우치 발언'에 치우친 과방위 인사청문회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 '김건희 여사 국정농단' 아이템이 부재했던 과방위가 작정한 듯 여론전의 기세를 불리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과방위는 19일 오후 8시 40분께 당초 이날까지 이틀간 예정됐던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하루 더 늘리기로 했다. 인사청문회법은 청문회 기간을 최대 3일 이내로 규정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19일 늦은 밤까지 청문회를 진행하던 중 돌연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이틀째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지연됐다"며 청문회를 하루 더 실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사흘 청문회는) 과방위 역사에 큰 흑역사로 남을 것"이라며 "방통위원장도, 국무위원도 아닌 KBS 사장을 위해 사흘간 과방위를 열었다고 하면 국민이 우리 상임위를 얼마나 우습게 생각하겠느냐"라고 항의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입장문을 내고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인사청문회를 이렇게 한 적은 없었다"며 "무엇보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국무위원도 정부위원도 아닌 공영방송 사장 후보자 사흘 청문회할 시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기본법, 이공계지원특별법 같은 시급한 법안심사가 쌓여있다"며 "당초 20일은 전체 상임위에서 상임위 부처 예산안 의결과 함께 그동안 계류된 법안상정, 이어서 오후에는 1소위에서 과학기술원자력안전 관련 법안을 심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국민들이 보고 있다. 제발 방송을 과학기술정보통신에서 분리해달라는 과학기술계 혁신생태계의 호소가 이제 임계점에 달했다"며 "방통위원장, KBS 사장 후보자 3일 청문회로 국회 인사청문회의 권위를 떨어뜨린 민주당 과방위는 이제 국민들의 조롱과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이틀간 벌어진 인사청문회에선 지난 민주당 문재인 정부 때 제시됐던 '가이드라인'인 병역기피·세금탈루·불법재산증식·위장전입·연구부정·음주운전·성범죄 일곱 가지 결격사유에 비춰 살펴봐도 이렇다 할 결격 사유 없이 꼬투리 잡기만 계속됐다.


박 후보자가 경영계획서에 대한 설명을 하며 BBC를 예로 들자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그럼 BBC 사장하시라"며 언성을 높이는가 하면,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의 '근무 시간 주식거래' 의혹을 들어 "박 후보자가 어제는 배우자 주식 거래내역, 휴가 기록을 분명히 주겠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는, 근무 시간 중에 (주식) 거래 사실이 확인될까봐 두려워졌는지 못 내겠다고 한다"며 지적하는 수준에 그쳤다.


김건희 여사가 받은 디올백을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년 대담에서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질문한 후보자를 향한 '파우치 공방'도 제자리를 맴돌았다.


조인철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가 받은 디올백의 다른 색깔 가방을 들고나와 "이게 어떻게 조그마한 파우치냐, 축소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지적했고, 민주당 정동영 의원도 "'파우치' 표현이 권력에 대한 아부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은데 사과할 용의가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장범 후보자는 "파우치는 상품명이다, 팩트"라고 답변했고, 이어진 질의에도 "'디올파우치'라는 게 공식 사이트에 명확하게 나와 있는 제품명"이라고 강조했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박 후보자의 알량한 단어 선택, '조그만 파우치' 그 안에 담겨 있는 맥락을 국민이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라며 "KBS 노조 구성원들의 95%가 후보자에 대해선 사장으로는 부적합하고 사장으로 낙점받은 이유에 대해선 '파우치 대담으로 김 여사에게 꼬리를 쳤기 때문'이라고 답변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질의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야당의 공세가 반복되자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파우치 발언으로 박 후보자를 야당 위원들이 공격하는데 문재인 정권 때 민노총 언론노조에 장악된 KBS 모습은 어땠느냐"라며 "윤지오 KBS 인터뷰에 대해 언론노조는 사과나 반성을 했느냐"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국정감사에서 명태균 씨로부터 촉발된 '김건희 국정농단' 이슈를 끌어오지 못한 과방위가 사안의 심각성을 의도적으로 키우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달 국정감사 흐름을 살피면, 민주당은 국정감사를 통해 '김건희 여사 국정농단'에 대한 이슈를 지속적으로 끌어왔다. 지난달 31일 '명태균 김건희 공천개입 논란 녹취록'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이와 관련한 공세를 집중적으로 늘리고 있다.


여당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그간 운영위는 대통령실 이슈가 있고, 정무위는 김대남 SGI서울보증 상임감사와 국민권익위 건 등의 사건이 있었는데, 정작 과방위는 '김건희 국정농단' 아이템이 부재한 상태였다"며 "박 후보에 대한 개인 결격사유가 없다 보니 필요 이상의 것까지 트집을 잡으려 하는데 특별히 나오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