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출시 2년 만에 교육현장 및 행정업무 사용 사례 급증…국내 사용자 전년 대비 7배 증가
서울권 대학, 과제 및 시험에 챗GPT 활용 적극 권유…윤석열 대통령, 작년 업무보고서 언급도
정치권서도 챗GPT 활용 사례 늘고 있지만…정보 유출 등 각종 부작용 야기한다는 지적도
전문가 "챗GPT, 추론된 정보의 사실관계 틀린 경우 많아…사용자, 비판적 수용자세 키워야"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챗GPT'가 급속도로 일상화되면서 교육현장은 물론 공공기관, 정치권에서도 일상으로 활용되고 있다.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정보 유출 등 각종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챗GPT 전체 사용량은 늘고 있지만 추론된 정보의 사실관계는 틀린 것이 많다며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특히 올바른 챗GPT 사용을 위해서는 사용자가 도출된 정보에 대해 비판적인 수용을 하는 자세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미국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는 지난 2022년 11월 첫 출시됐다. 챗GPT는 웹사이트·기사·서적 등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개별 사용자와 주고받은 대화·지식을 통해 최적의 답을 내는 것이 기본적 작동 원리다. 현재 전 세계 약 1억2000만 명(활성 사용자 기준)이 사용하고 있고, 국내 사용자 수는 526만명(10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2만 명) 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일상 곳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먼저 교육 현장에서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챗GPT를 활용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현재 서울대를 비롯한 고려대, 성균관대, 경희대, 서울과학기술대 등 서울 주요 대학에서 과제나 시험, 논문 작성 중 챗GPT를 활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해부터 전공 관련 내용을 챗GPT에 질문하고 정확한 답변을 이끌어내는 방식을 수업에서 활용하고 있다. 다만, 연세대, 중앙대 등 일부 대학은 학생 스스로의 탐구 없이 AI의 답변에 의존하는 것은 '표절'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챗GPT 활용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사전에 이용을 막겠다는 의도다.
행정 업무에도 챗GPT는 두루 활용되고 있다. 전국 지자체들은 물론 일부 중앙부처에서도 챗GPT를 업무에 활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처에서 생산되는 보도자료 및 연설문에 챗GPT를 활용되고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월 행정안전부 통일부 국가보훈처 인사혁신처 4개 부처 업무보고에서 "2023년도 대통령 신년사를 챗GPT가 써보게 했다"며 챗GPT 사용을 독려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도 챗GPT 활용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국정감사에 쓸 자료를 모으고, 증인 발언을 실시간으로 검증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국민의힘 디지털정당위원회(위원장 이재영 전 의원)는 최근 중앙당 5개 부서에 챗GPT유료(월 20달러, 약 2만7000원) 계정을 배포하기도 했다.
다만 챗GPT 활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공공기관과 국회 등은 국가 운영에 대한 정보가 모이는 곳인 만큼 주요 미공개 정보가 오픈AI(인공지능)로 흘러 들어가 각종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주용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챗GPT가 교육현장, 행정기관 등 일상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챗GPT가 잘하는 것과 못 하는 것이 명확해 현장에 따라 활용 편차가 심한 것이 현실이다. 간단한 코딩이나 이미지 작업 등에는 유용하게 사용되지만, 사실관계가 중요한 분야에서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컴퓨터(챗GPT)는 사람과 달리 자체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추론된 정보의 사실관계가 틀린 경우가 많다. 교육 현장에서도 챗GPT 활용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사실관계 추론에 대한 문제점은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챗GPT 사용으로 인해 공공기관을 비롯해 국가 운영에 대한 정보의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부분은 정부가 어디까지 데이터를 제공할 것인지 명확하게 선을 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챗GPT를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선 사용자가 도출된 정보에 대해 비판적인 수용을 하는 자세를 키우고 본인에게 책임이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사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아울러 광고와 실제 사용은 다른 측면이 많은 만큼, 올바른 사용법을 터득해 챗GPT가 도구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