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3연패 위업을 달성하고 ‘왕조’의 시작을 알린 울산 HD가 홈에서 ‘대관식’을 가졌다.
울산은 지난 23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은행 K리그1 2024’ 38라운드(파이널A)에서 야고-김민준-아타루-박주영 골에 힘입어 수원FC를 4-2로 제압했다.
지난 1일 36라운드 홈경기에서 강원FC를 2-1로 누르고 K리그1 우승을 조기 확정한 울산은 이날 승리로 21승9무8패(승점72)를 기록하고 시즌을 마쳤다. 구단 통산 다섯 번째 우승 트로피도 품었다.
CF를 통해 “별이 다섯 개~"라는 유행어를 전파시킨 장수산업 최창환 회장의 시축으로 시작된 이날 경기에서는 은퇴를 예고한 박주영이 홈 팬들 앞에서 펼친 최종전에서 골(1도움)을 넣었다. 선수로서 ‘빅 크라운’에서 만든 마지막 추억이다.
울산은 시즌 중 홍명보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으로 갑작스럽게 떠나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겪고도 김판곤 감독 아래 3연패를 완성하며 ‘왕조’를 세웠다.
성적은 물론 흥행 면에서도 최정상에 우뚝 섰다. 이날 문수축구경기장에는 2만4096명의 관중이 방문, 올 시즌 누적 홈 관중 34만8119명을 찍었다. K리그에 유료 관중 집계가 도입된 2018년 이래 울산의 최다 홈 관중 신기록이다.
경기 뒤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를 맡고 있는 권오갑 HD현대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시상식이 진행됐다. 우승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뒤로는 화려한 불꽃놀이와 꽃가루가 휘날렸다.
울산은 공식 시상식 뒤 서포터스석 앞으로 이동해 자체 우승 세리머니를 이어갔다. 울산은 김판곤 감독과 선수단, 김광국 대표이사를 비롯한 구단 프런트는 물론 권오갑 회장, 정기선 수석부회장 등이 한데모여 우승 트로피 세리머니를 펼쳤다.
선수들은 정기선 수석부회장을 ‘기습적으로’ 잡아 헹가래를 쳤다. 놀란 정 수석부회장은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고,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정기선!'을 연호했다.
정 부회장의 축구팀 사랑은 각별하다. 홈경기장을 종종 방문하는 것은 물론 원정 서포터석에서 함께 관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우승 대관식에 참석해 “가슴에 별 4개, 10개가 될 때까지 함께 뛰겠다”고 말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던 정 부회장은 이날도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울산 HD가 3연패를 하면 익숙해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다. 가슴 벅차고 뜨거워지는 순간"이라며 기쁨을 함께 했다.
울산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울산은 26일 오후 7시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킥오프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5차전에서 상하이 하이강을, 30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격돌해 ‘더블’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