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상 경선, 사실상 추대" 전망 대세에도
김동연 "절박하게, 겸손하게 최선 다하겠다"
김경수는 개헌 공세…"새로운 7공화국 열자"
경선 참여 여부 화두 속 단일화 가능성도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로 정치권은 곧장 조기 대선 모드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른바 '신(新)3김'(김경수·김동연·김부겸) 등 비명(비이재명)계 주자들의 대선 경선 참여 여부가 최대 관심사 중 하나로 부상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 비명계 주자들은 이재명 대표의 압도적인 대세론 속에도 불구하고, 출마 의지는 꺾지 않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윤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 직후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빛의 혁명이 승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빛의 혁명' 이후 대한민국은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국민 한분 한분의 존엄과 권리가 존중받고 실현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야 한다"면서 "나도 절박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지사는 경선 참여에 대해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김 지사가 조기 대선 출마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개헌 공세를 다시 꺼내들었다. 이 대표는 그간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이 먼저라는 이유로 국민의힘과 비명계 대권주자들이 요구해 온 개헌 논의에 대한 답을 회피해 왔다.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인 이 대표의 입장에서는 현행 대통령제에서 정해놓은 임기를 양보할 이유가 딱히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정부에서 계엄~탄핵 정국이 불거지면서,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문제의식과 쇄신 필요성이 대두됐다. 비명계는 이 대표에게 개헌 논의에 응할 것을 압박하며 1강 구도에 균열을 시도해왔다.
이와 관련 김 전 지사는 페이스북에 "파면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정치·경제·사회 전 분야의 대개조에 착수하자. 불법 계엄으로 망가진 국가를 신속하게 복구하고 정상화해야 한다"라고 했다. 또 "개헌을 통한 새로운 제7공화국의 문도 함께 열어야 한다. 정권교체가 첫 단추"라고 강조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제 분열의 시간을 극복하고 통합의 마당을 열어야 한다"며 "내전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 헌재 판단 승복이 더 이상의 혼란을 막는다"라고 적었다. 이어 "산적한 과제가 많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는 듯한 발언을 덧붙였다.
신 3김 외에도 김두관·박용진 전 의원,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 등 비명계 유력 인사들의 경선 참여 여부도 초미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외 김영록 전남도지사, 전재수 의원이 실제 출마할 지도 관전 포인트다.
하지만 비명계가 대선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더라도, 이 대표가 구축해 온 견고한 '일극' 장벽을 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대세다.
민주당 관계자는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에 이은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며 "누가 나와도 어대명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민주당 복수 관계자들도 앞다퉈 "경선이야 열어놓겠지만, 사실상 이 대표의 추대에 가깝다"며 현재의 조기대선 판도를 규정했다.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됐고, 이듬해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전원일치로 파면을 결정했다. 이후 2개월 후 열린 대선에서 야권에서 대세론을 형성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어대문'이란 수식어를 받으며 대권을 거머쥔 바 있다.
이에 일부 주자들을 둘러싸곤 △이 대표와 후보 단일화를 할 가능성 △출마 선언 자체가 실제 대권 도전이 아닌 2026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체급 올리기에 국한된 행보 △대권보다 이재명 대표의 당대표직 사퇴로 인해 공백이 될 '당권'쪽에 대한 관심이라는 등 시나리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현재 시점에서의 민주당 대권 구도와 관련 "당연히 이재명이 되는 것"이라며 "지금은 (형식이) 추대냐, 경선이냐 하는 것 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