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계엄은 불법"…나경원 "韓, 후보 그만두는게 어떠냐"

1차 토론회서 '12·3 계엄·尹 탄핵' 공방

韓 "국민 먼저 생각해 비상계엄 막아내"

이철우 "왜 경솔하게 탄핵 들어갔느냐"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조별 토론회에서 B조 후보들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철우·나경원·홍준표·한동훈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12·3 비상계엄으로 인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이견을 드러내면서 충돌했다. 한동훈 예비후보는 국민을 위해 비상계엄을 막은 것이 필수적이었단 입장을 견지했고, 나경원·이철우 예비후보는 이에 반발했다.

한동훈 예비후보는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1차 경선 B조 토론회에서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비상계엄은 불법이라고 봤다"며 "그래서 앞장서서 막았다. 국민이 먼저였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한 예비후보는 "비상계엄에 반대하지만 탄핵할 정도는 아닌 경미한 과오라고 생각하는 국민도 계시는 걸로 안다"며 "국민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그 영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계엄 자체가 정당한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계엄이 잘못된 것이고 계엄을 한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수행할 수 없다고 보거나 둘 중 하나"라며 "계엄은 반대하지만 경미한 과오뿐이라고 생각하는 건 넓은 의미에서는 계엄옹호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 12월 3일 당시 당대표로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막은 것이 국민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주장이다.

이어 한 예비후보는 홍준표 예비후보를 향해 "지난해 12월 4일 경솔한 한밤중의 해프닝이라고 말했고, 3월 20일에는 '홧김에 서방질한 것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며 "나는 홍 후보도 계엄에 반대하는 취지로 이해했다. 그런데 탄핵에 대해서는 반대 취지를 가졌다"고 질문했다.

이에 홍 예비후보는 "실질적으로 피해가 없었다. 2시간 해프닝이었다. 국회에서 계엄해제요구권을 행사하고, 그게 (계엄 발동 시간이) 2시간도 안 됐을 것(이라는 측면)에서 탄핵을 반대했던 것"이라며 "(탄핵 대신) 대통령한테 자진 하야할 기회를 주자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답했다.

또 "(비상계엄에 대해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정치적 책임을 지고 (윤 전 대통령에게) 자진 하야하라는 말씀을 드리는 건 이제 더 이상 통치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우리 당 의원 상당수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고,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12명 중 10명이 똑같은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이철우 예비후보에게도 "페이스북에 3월 13일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정당한 권리를 행사한 것이라고 말했는데, 헌법재판소에서 결론이 난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 예비후보는 "탄핵소추를 안했으면 헌법재판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왜 경솔하게 탄핵에 들어갔냐고 한 것"이라며 "한 후보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 우리 당 후보로 나왔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냐. 대통령이 무슨 내란이냐. (내란은) 권력을 잡으려고 내란을 하는 것"이라고도 맞받았다.

한 후보는 나경원 예비후보에게는 "최근 들어 윤 전 대통령 쪽에서 신당 논의가 보도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고, 나 예비후보는 "왜 (우리 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하는데 윤 전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이느냐"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한 예비후보가 탄핵 내란몰이 선동한 것 때문에 결국 이 지경을 만들었다. 그 당시 대통령이 내란 자백했다고 하면서 내란몰이 선동을 하는데 가장 앞장섰다.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이보다 앞서 나 예비후보는 한 예비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와의 경쟁력에서 뒤쳐진다는 점을 꼬집으며 대통령 후보직에서 사퇴할 생각이 없느냐고 압박하기도 했다.

나 예비후보는 한동훈 후보를 향해 "경쟁력 조사, 여론조사를 봤는데 내가 한 후보보다 7%p 우위다.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라며 "그동안 좋은 자리 많이 하셨는데 보수 통합을 위해 대통령 후보는 그만두시고 헌신하면 어떻겠느냐"라고 질문했다.

이에 한 예비후보가 "나는 나 후보의 정치를 응원하겠다"고 답하자, 나 후보는 "(후보 사퇴를) 하시겠습니까 안하시겠습니까"라고 재차 압박했다. 그러자 한 후보는 "이 상황에서 내가 꼭 필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우회적으로 대통령 후보 사퇴 요구를 거절했다.

끝으로 나 예비후보는 "헌신하거나 희생하지 않겠다 했는데, 이번에 헌신하면 굉장히 큰 정치적 자산이 되지 않을까 해 말씀드렸다"며 "국민의힘은 단순한 사교클럽이 아니다. 이념 정당이고 가치 정당이다. 이번 선거도 보수를 통합해야 중도로 나갈 수 있고 그 힘으로 선거를 이긴다고 한다. 헌법가치를 바로세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