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고립작전…TV토론·여론조사 '단일화 로드맵' 강행 [정국 기상대]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5.05.08 00:10  수정 2025.05.08 00:10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협상 결렬에

'단일화 찬성' 전당원 투표 결과 공개

심야 선관위 열어 '플랜 B' 착수 의결

토론 무산되더라도 선호도 조사 실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양수 사무총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휴대폰을 보며 대화하고 있다. 이양수 사무총장은 이날 당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위촉됐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김문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간 단일화 회동 결렬 소식을 접하자마자 '김문수 고립작전'에 돌입했다. 당 지도부의 한 축인 권성동 원내대표 등은 단일화 촉구 단식 농성에 돌입했고, 전당원 단일화 찬반 투표 결과 공개로 김 후보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당 지도부는 8일부터 여론조사 등 후보 교체를 위한 '플랜 B' 방안도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7일 의총에서 이날 하루 실시된 전당원 단일화 찬반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김문수 후보는 해당 조사 실시에 대해 반대해왔다.


전당원 조사 결과 '단일화 찬성' 응답은 82.82%(21만2477명), '후보 등록 이전 단일화 완성' 응답은 86.7%로 나타났다. 단일화 찬성 여론, 특히 오는 11일 후보 등록 이전까지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단일화가 마무리돼야 한다는 여론이 수치로 확인됐다.


그러자 당 지도부는 '당의 주인인 당원의 뜻'을 근거로 후보 단일화를 위한 TV 토론과 양자 여론조사를 계획된 일정대로 밀어붙이겠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당헌 74조의 2항에 따라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는 선거관리위원회 심의와 비상대책위원회 의결로 대선 후보 선출에 관한 사항을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런 맥락에서 당 지도부는 이날 밤 비대위를 긴급 소집하고 단일화를 위한 당 선거관리위원회를 가동했다.


황우여 선관위원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자리엔 '단일화파' 이양수 사무총장이 새로 위촉됐다. 여기서 당 지도부는 8일 오후 6시 TV 토론, 토론 종료 직후인 오후 7시부터 이튿날 오후 4시까지 당원 투표 50%·국민 여론조사 50% 비율로 후보 선호도를 조사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특히 후보 간 TV 토론이 무산되더라도 선호도 여론조사는 예정대로 실시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에 따라 한 후보와의 회동 직후 "누가 후보 등록할 생각도 없는 분을 끌어낸 것이냐"며 당 지도부를 향해 화살을 돌린 김 후보와 정면충돌 양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당 지도부는 김 후보 측 원외당협위원장들의 전당대회개최금지가처분 청구에도 10~11일 중 하루로 잡아 둔 전당대회 소집 공고도 철회하지 않을 방침이다.


당 지도부의 이러한 '플랜 B' 단일화 로드맵 강행이 당헌·당규상 가능한 것이냐를 두고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계속 두 후보 사이 협상만 지켜볼 수 없고 우리가 애초에 마련한 로드맵에 따라 진행한다"며 "어떤 최종 결과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에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문수 후보를 향해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 결단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하기도 했다.


김 후보와 한 후보 간 단일화 회동이 빈손으로 종료된지 두 시간여 만에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주재한 권 원내대표는 "오늘 두 후보 간의 만남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며 "후보 등록이 11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오늘은 선거 과정에서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운을 뗐다.


권 원내대표는 "선거가 불과 27일 남았다. 이제 남은 시간이 없다"며 "이재명 세력은 공직선거법상의 허위사실공표죄를 사실상 폐지하고 대법원장 탄핵까지 공언하면서 대한민국 헌정질서의 마지막 숨통까지 끊어버리려고 한다. 반면 우리는 단일대오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선 당시 김 후보는 신속한 단일화를 약속했다. 우리 당의 많은 의원 역시 이 약속을 믿고 지지 선언을 했다"며 "정치인이, 그것도 최고 정치를 지향하는 정치인의 중대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후보에게 간곡히, 정말 간곡히 호소드린다. 국민들과 당원의 염원, 그리고 미래 세대에 대한 무거운 책무를 돌이켜봐달라"며 "나는 오늘부터 단식에 돌입한다.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일화 없이는 승리가 없다. 단일화 없이는 자유도 없다.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우리는 미래 세대에게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짓게 될 것"이라며 김 후보를 향해 단일화 결단을 촉구했다.


앞서 김무성·유준상 상임고문, 권해옥·김동욱·김종하·목요상·신경식·유흥수 고문이 당사에서 단일화 촉구 단식 농성에 돌입한 바 있다. 현역 의원 중엔 김미애 의원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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