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출당, 확실한 절연과 결별
대선 승리 위해 해야할 말 소신껏 하면서도
선당후사로 김문수에겐 화끈하게 힘 실어
"할 말 하며 화끈하게 밀어주는 부산정서"
조경태·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김문수 대선 후보를 향해 윤석열 전 대통령·김건희 여사 내외와의 확실한 절연(絕緣)을 촉구하면서도, 선거운동은 도외시하지 않고 오히려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소신 있게 해야할 말은 하면서도 절차를 거쳐 선출된 대선 후보를 위해서는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정신으로 헌신하는 모습이라 '소신의 정치' '진정한 고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산선대위 출정식에서 6선 최다선으로서 첫 마이크를 잡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환골탈태라는 말이 있다. 새롭게 거듭나지 못하면 선거는 지게 된다"며 "우리는 이기려고 모였지, 지려고 모인 것이 아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번 대선 슬로건이 '새롭게 대한민국, 정정당당 김문수'"라며 "그렇다면 우리 당도 새롭고 정정당당해야 한다. 어제 김문수 후보가 비상계엄으로 고통 겪은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는데, 이 말이 진정성을 얻기 위해서는 비상계엄을 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금 당장 출당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 의원의 사자후(獅子吼)에 장내 분위기는 일변했다. 웅성거리며 반발하는 당원들이 있는가 하면 박수를 보내며 적극 호응하는 당원들도 나왔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조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그냥 두고 미래로 갈 수는 없다.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결단을 해야 한다"며 "김문수 후보로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일 때 희망을 얻어낼 수 있다. 우리 모두 현명한 판단을 잘 하자"고 당부했다.
예민하고 민감하다는 이유로 다들 애써 외면하던 대선 승리 첩경(捷徑)의 화두를 조 의원이 던진 것이다. 의외로 당원들의 반응은 부정 일색은 아니었다. 한 당원이 조 의원에게 야유를 보내자, 주변에서 "왜 야유를 하고 그러느냐"고 다그치는 모습도 보였다.
조 의원은 6선 최다선이지만 1968년생으로 아직 50대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1952년생 서병수 전 (5선) 의원은 "조경태 의원이 아직 젊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며 "자기 생각을 소신껏 이야기하는 것은 하나도 나쁜 게 아니다. 그런 것들을 우리 후보와 지도부가 잘 듣고 여러 다양한 의견들을 모아서 결정하면 되는 것"이라는 감상을 밝혔다.
그러면서 '일극 체제'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듯 "조금 다른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그 사람 죽일 놈이다' '어디 보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계속해서야 되겠느냐"라며 "그렇게 (소신껏 이야기한 다양한 의견을 모아서 결정)했을 때, 우리 모두가 단합하고 화합해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라고 단언했다.
조 의원은 부산시당에서의 일부 당원들의 반발에도 위축되지 않고, 이날 김문수 대선 후보의 핵심 일정이던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의 유세 현장에까지 계속해서 동행하며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의 대결에 전력으로 힘을 실었다.
조 의원이 던진 화두에 의외로 부산 당원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던 것은 김 후보에게도 용기를 준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출정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빅텐트'의 방향성에 관한 질문에 오른쪽에 있는 자유통일당 등이 아닌, 중도와 외연 확장을 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대선 승리를 위한 올바른 방향타가 잡힌 셈이다.
김문수 후보는 "(빅텐트와 관련해) 자유통일당을 염두에 두기보다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나 우리 당에 있다가 밖에 나간 이준석 후보, 반(反)이재명을 생각하고 있는 이낙연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예를 들면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도 나와 감옥에 같이 있던 분들, 노조 운동을 격렬히 했던 분들 중에서도 '이재명보다 내가 낫다'고 하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조경태 "이기려 모였지 지려 모인 것 아냐
윤석열 출당, 환골탈태 해야 대선 승리"
안철수, 거듭 '사과'와 '결별' 주문하면서
밤거리 '김문수 LED' 들쳐매고 지지 호소
같은 시각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분당갑에서 '반딧불 청년 유세단'을 발족하고, 어둠 속에서도 김문수 후보가 찬연히 빛나는 LED 홍보제작물을 맨 채 밤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에게 김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저녁 경기 분당 야탑역 일대에서 '반딧불 청년 유세단' 발족식을 열었다. '반딧불 청년 유세단'은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큰 공감을 얻은 가수 황가람의 '나는 반딧불'이라는 노래처럼, 청년들에게 소망의 빛을 김문수 후보와 함께 전달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김 후보가 빛나는 LED 홍보물을 직접 맨 안 의원은 청년유세단 20여 명과 함께 시민들을 상대로 김 후보의 진심을 전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도보 유세를 진행했다.
안 의원은 "청년의 미래를 책임질 판교테크노밸리가 있는 분당에서 '반딧불 청년 유세단' 발족식을 한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김문수 대선 후보의 약속을 행동으로 증명하는 시작"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4강에까지 올라 김 후보와 경쟁했던 당사자인 안 의원은 김 후보가 선출된 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선대위에 합류해 끊임없이 12·3 불법 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사과와 윤석열 전 대통령·김건희 여사 내외와의 단호한 결별을 주문하는 쓴소리를 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전날 열린 중앙선대위원회의 직후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만약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대한민국의 명운과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는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 이번 선거는 자유와 민주의 가치를 수호하는 역사적 분수령"이라며 '사과'와 '결별'을 대선 승리의 필요조건으로 제시했다.
안 의원은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된 배경, 우리의 잘못과 실정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로 국민께 사과드려야 한다"며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사과드릴 때, 국민은 우리에게 다시 기회를 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재명보다 우리가 많은 국민들께 더 나쁘게 보이는 이유는 바로 전 (윤석열) 정권의 실정 때문"이라며 "이를 탈피해서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윤 전 대통령과 결별을 선언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처럼 김 후보를 향해 윤 전 대통령과의 결별이라는 할 말은 소신껏 하면서도, 밤거리에도 김 후보 LED 홍보물을 매고 나서는 등 김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에는 또 누구보다 앞장서는 모습에서 '진정한 고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부산 지역 관계자는 "안철수 의원과 조경태 의원은 부산이 낳은 우리 당의 존경할만한 정치지도자"라며 "부산 사람들 정서가 그런 게 있다. 해야할 말은 참지 않고 하면서도, 또 삐쳐 있는 게 아니라 돕는 것은 화끈하고 돕고 밀어주는, 그런 게 부산인의 정서"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안 의원과 조 의원이 '윤석열과 끊어내라, 출당하라'고 거듭 주문하면서도, 또 선거운동을 앞장서 하는 것을 보면 이것은 진정으로 당과 김문수 후보가 잘되기를 바라는 전형적인 부산 사람의 우국의 충정"이라며 "김 후보도 안 의원과 조 의원의 고언을 새겨들으며, 실기하지 않고 결단할 것은 결단해야 부산 사람들이 실망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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