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안하는 윤석열, 민주당엔 호재? 겉으론 때리면서 내심은…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5.05.17 06:05  수정 2025.05.17 06:05

윤석열 탈당 논란 대선 정국 핵심 변수로

'내란 수괴' 공세, 김문수까지 책임선에

"국민의힘 저 지경 딱하기 그지없다"

새민주 "尹 미적거림 이재명에 힘 실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서 오전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탈당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대선을 앞둔 정치권 지형에도 적잖은 파장을 낳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겉으로는 윤 전 대통령의 책임을 강하게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남아 있는 상황 자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을 '내란 수괴'로 규정한 공세를 김문수 후보에게까지 확장하며, 국민의힘 전체를 내란 정당으로 규정짓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16일 민주당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차원의 연쇄 발언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의 거취를 전면에 부각시켰다.


박찬대 상임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선대위원회의에서 "내란 수괴 윤석열이 김문수 후보에게 전화해 '당신이 뭔데 계엄에 대해 사과하느냐'며 격노했다고 한다"며 "사형 또는 무기징역형밖에 없는 내란 수괴 피의자의 격노라니, 윤석열의 뻔뻔함은 정말 구제불능"이라고 직격했다.


김경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은 떠나겠다는 사람만 늘어나고 있다. 남은 사람들끼리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출당 문제를 놓고 옥신각신하고 있다"며 "그나마 더하기 하겠다는 사람이 윤석열의 변호인이었던 석동현 변호사"라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심지어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며칠 앞두고, 12·12 쿠데타의 주동자이자 5·18 당시 특전사령관이었던 정호용을 영입했다가 뭇매를 맞고 취소하는 소동까지 벌였다"면서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은 여전히 국민의힘 1호 당원이다. 반성하고 변화하는 척조차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언주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윤석열 출당 하나 제대로 못 시키고, 비겁하게도 젊은 비대위원장을 앞장세워서 탈당마저도 애걸복걸하고 있는 이 상황을 보면서, 정말로 딱하기 그지없다고 생각한다"며 "상대인 국민의힘이 저 지경이 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국민의힘 안에 제정신을 차린 분들이 제발 중심을 바로잡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비판에도 윤 전 대통령은 여전히 당적에 미련을 갖는 모습을 보이며 혼선을 장기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공식 선거운동 첫 주 내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취 문제로 진통을 겪으며 시간을 허비했다. 윤 전 대통령의 거취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선명하게 목소리를 내며 '자진 탈당'을 촉구해온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돌연 "이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한발 물러났다.


윤 전 대통령은 여전히 "김문수 후보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이 무엇인지 고민 중"이라는 뜻을 전하며 탈당 여부를 유보하고 있고, 당은 여전히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탈당 여부는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며, 친윤계에서는 공개적으로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압박하는 데 대한 반박의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의힘이 탈당 압박 수위를 조절하며 신중 모드로 전환하자, 민주당은 "내란 수괴를 탈당시킬 건가, 말 건가"라며 다시금 직격탄을 날렸다.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비대위원장까지 나서 '오늘 중에는 정중히 탈당 요청을 드리겠다'더니 감감 무소식"이라며 "영구 제명·출당을 시켜야 마땅한 자에게 자진 탈당을 읍소하는 것도 모자라, 그조차 이렇게 지리멸렬하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란 수괴는 탈당 요구를 숙고하기는커녕 지금도 여전히 대선에 거침없이 손을 대고 있다"며 "국민의 인내는 다했다"고 경고했다.


한편 새미래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의 잔류가 정작 이재명 후보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의 거취와 관련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전략회의에서 "윤석열은 이제라도 대국민 사과와 자진 탈당으로 최소한의 책임을 져야 한다. 그것이 광란의 사법 유린에 대한 최소한의 경고가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전 대표는 "미적거리는 태도는 결국 이재명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이재명의 대권 가도 한복판에 여전히 뒹굴고 있는 윤석열, 그 존재는 추악하고도 기괴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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