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우승컵에 닿지 못한 손흥민(33·토트넘)이 대망의 유로파리그 결승을 앞두고 악재 늪에 빠졌다.
‘17년 무관’ 토트넘은 오는 22일(한국시각) 스페인 빌바오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킥오프하는 ‘2024-25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격돌한다.
토트넘은 올 시즌 맨유를 상대로 치른 3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토트넘에 유로파리그 결승은 대반전을 일으킬 수 있는 한판이다. 토트넘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1승5무20패(승점38)로 17위까지 추락했다. 강등권 바로 위에 있는 순위로 구단 역사상 최악의 성적이다.
유로파리그에서 정상에 등극하면 상황은 확 바뀐다.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행 티켓을 쥐는 것은 물론 UEFA 배당금 등 최소 1000억 원 이상의 수입도 챙길 수 있다. 지긋지긋한 17년 무관의 한을 풀고 유럽 최고의 무대에서 뛸 수 있다는 점은 최고의 반전 포인트다.
토트넘 만큼이나 손흥민도 우승컵이 간절하다. 손흥민도 프로 데뷔 이후 무관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만 뛰고 있는 손흥민은 통산 451경기 173골 94도움을 올리며 팀의 살아있는 레전드다.
우승컵은 한 번도 품지 못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도 올랐지만 끝내 빅이어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토트넘에서 EPL 득점왕에 오르고도 우승컵을 차지하지 못했던 해리 케인도 결국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 이번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손흥민은 케인의 우승을 축하한 뒤 토트넘 구단을 통해 "유로파리그 결승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기회라 생각한다. 이번엔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유로파리그 우승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토트넘에 남는다는 것을 전제로 손흥민의 나이나 경기력 등을 볼 때, 이번 기회가 유럽 축구선수로서는 마지막 우승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걸고 뛰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손흥민과 팀의 상태는 완전하지 않다.
먼저 몸 상태가 아직 100%가 아니다. 지난달 11일 유로파리그 8강 프랑크푸르트전 이후 발 부상으로 7경기 연속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약 한 달 만인 지난 11일 EPL 크리스탈 팰리스전 후반에 교체 투입돼 30여분 뛰었다. 8경기 만에 복귀전을 치렀지만, 이전과 같은 날카로운 움직임은 아니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5일 EPL 37라운드 애스턴 빌라전(17일 03:30~)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발 상태는 괜찮다. 훈련도 잘 소화했다”면서도 선발 출전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주지 못했다. 현지 매체들도 “2019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때, 몸이 좋지 않은 케인을 무리하게 내세웠다가 리버풀에 완패한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며 “손흥민 (선발)기용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어찌됐든 손흥민은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또 다른 주축들이 잇따라 이탈한 것도 악재다.
지난 주말 크리스탈 팰리스전에 출전했던 공격의 핵심 자원인 데얀 쿨루셉스키는 15일 수술을 받고 재활에 돌입했다. 따라서 유로파리그 결승에 뛰지 못한다. 이에 앞서 핵심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과 루카스 베리발이 무릎과 발목 부상으로 뛸 수 없는 상태다. 주전 자원 3명이 유로파리그 결승을 눈앞에 두고 한꺼번에 이탈, 전력 누수가 심각하다.
최근에는 ‘임신 협박’ 고소 건까지 진행 중이라 손흥민으로서는 경기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상태다.
15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공갈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씨와 공갈미수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태아 초음파 사진을 보내며 ‘임신한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손흥민을 협박해 3억여 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A씨와 지인으로 알려진 B씨는 올해 3월 손흥민 측에 7000만 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손흥민 측은 A씨의 허위사실 유포가 선수와 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공갈 협박에 응했지만, 이후에도 협박이 이어지자 “더 이상 허위사실에 고통 받지 말고 강력 대응하자”며 지난 7일 강남경찰서에 A씨와 B씨를 고소했다.
손흥민 측은 A씨의 초음파 사진 등은 조작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 14일 A씨와 B씨를 체포하고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한 경찰은 초음파 사진의 진위 등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 이와 관련된 뉴스들은 유로파리그 결승 전까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토트넘 주장인 만큼 현지 언론들도 해당 사건을 주목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손흥민 선수는 명백한 피해자”라며 “명백한 허위 사실로 공갈 협박을 해 온 일당이 처벌될 수 있도록 선처 없이 강력 대응하겠다”는 손흥민 소속사 손앤풋볼리미티드 입장문을 전하고 있지만, 이러한 부정적 이슈는 결승에 전념해야 할 손흥민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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