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류 vs 비윤 지도부 구축 신경전
당사자들은 '계파 정치'에 선 긋기
"선출 뒤에도 통합 어렵다" 비관론도
6·3 대선에서 패한 국민의힘 혁신 논란의 '중대 변곡점'이 될 차기 원내대표 선거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수도권 3선' 김성원 의원과 'TK(대구·경북) 3선' 송언석 의원이 나란히 출마를 선언했다. 계파 분란을 겪고 있는 '소수 야당'이라는 태생적 측면에서, 향후 원내대표가 선출된 뒤에 어떻게 상대 세력을 끌어안아 화학적 결합을 이룰지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원·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원내대표 선거에 나란히 출사표를 냈다.
김성원 의원은 이날 출마 기자회견에서 "수도권을 대표하는 새로운 인물이 보수재건을 이끌어야 하는 시점"이라며 지지를 호소했고, 같은날 송언석 의원은 "평생에 걸쳐 다져온 경제·재정 분야의 정책 전문성을 바탕으로 당의 변화와 쇄신을 이끌 든든한 밑거름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가 두 후보의 대결로 압축된다면 구 주류와 비윤(비윤석열)계의 대리전이 되지 않겠느냐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계파 정치'와는 단호히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당내 민주주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정당 문화를 바로 구축하겠다"고 밝혔고, 송 의원도 출마 회견에서 "국민들은 갈등과 암투에 지친 정치는 더 이상 원하지 않으신다"고 잘라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후보등록은 오는 14일 하루 동안 진행된다. 아직 출마 선언을 할 수 있는 시간이 13일 하루 남은 가운데, 6선의 조경태 의원과 5선 중진 김기현·나경원 의원, 4선의 박대출 의원 등이 추가적으로 출마할 수 있는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일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나경원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를 강력히 촉구하려는 물밑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날 김성원 의원과 송언석 의원이 먼저 출마 선언을 하고 치고 나가면서, 잠재적 후보군으로 꼽혔던 많은 의원들이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에 "나경원 의원이 송언석 의원과 서울대 82학번 동기고, 이미 원내대표를 경험해봤기 때문에 마음을 접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강구도가 유력해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후보군 관계자는 "추대가 아니면 사실상 나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라며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음)으로 봐달라"고 거리를 뒀다.
정치권에선 만약 이대로 김성원 의원과 송언석 의원의 양자 대결로 구도가 압축된다면, 누가 어느 정도의 표를 얻을지를 놓고 제각각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총선에 이어 대선 패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수도권 민심 이반이 꼽히는 만큼, 원내대표는 수도권 인사가 맡아 쇄신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대선 패배 이후 분란에 휩싸여 있는 '소수 야당'의 원내사령탑이 된다는 태생적 측면에서, 원내대표 경선 이후로도 국민의힘 내에서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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