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담배소송…WHO·해외 석학도 힘 실었다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5.06.13 08:55  수정 2025.06.13 08:57

국내 넘어선 ‘담배소송’…해외 전문가 한목소리

“흡연 피해 책임 물어야”…국제사회 연대 확산

ⓒ게티이미지뱅크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 국내를 넘어 국제사회의 연대 움직임으로 확산되고 있다. 담배로 인한 건강 피해에 법적 책임을 묻는 이번 소송이, 단순한 재정 배상 차원을 넘어 인류 공동의 보건 문제로 재조명되고 있다.


“흡연과 폐암, 더는 논쟁 아니다”…WHO·해외 석학, 한국 소송 지지


12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2025 글로벌 포럼’ 특별세션을 열고 담배소송의 국제적 정당성과 과학적 근거를 집중 조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와 미국·캐나다 등 각국 전문가들이 잇따라 지지를 표하며 한국 사례의 상징성을 강조했다.


WHO 건강증진부 책임자인 벤 맥그래디는 “국제 담배 규제 원칙과 회원국의 책무”라며 한국 소송의 의미를 강조했다. 닐 슐루거 미국 뉴욕 의과대학 학장은 “흡연자는 폐암 발병률이 비흡연자의 25배”라며 미국 법원 역시 과학적 근거에 따라 담배회사의 기만적 행위에 책임을 물었다고 밝혔다. 이어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는 더 이상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역사적 소송”…과학과 법, 생명을 위한 연대


건보공단 측 소송대리인 최종선 변호사는 “이번 소송은 단순한 배상을 넘어 담배산업의 책임을 묻는 역사적 사건”이라며 “미래 세대에 경종을 울리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퀘벡주 집단소송을 이끈 필립 트루델 변호사도 “한국도 과학적 근거와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반드시 담배산업의 책임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두갑 서울대 교수는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역학 자료와 제품설계 증거는 충분하다”며, “과학은 법의 정당성을 떠받치는 기둥이며, 법은 과학의 손을 잡을 때 정의로 나아간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 법정서 공단 측 손 들어줘…WHO 공식 의견서도 제출


공단은 2014년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533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지난달 22일 열린 제12차 변론기일에서 WHO의 공식 의견서와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사무국의 지지 서한이 법원에 제출돼 국제사회의 실질적인 연대가 확인됐다.


담배산업과의 싸움은 한국만의 과제가 아니다. 미국은 260조원 규모의 MSA 합의와 RICO 소송으로 담배회사의 책임을 법적으로 인정받았다. 캐나다는 올해 3월, 퀘벡주 집단소송과 주정부 소송을 포괄해 33조원 규모의 배상에 합의하며 세계적인 선례를 남겼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