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선수들 등번호 0번 및 김강민 이름 새긴 유니폼
역대 최고의 중견수 수비, SSG 랜더스 5회 우승 기여
‘짐승’ 김강민(42)의 마지막 유니폼은 친정팀 인천이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었던 김강민이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서 정식으로 은퇴했다.
SSG 랜더스는 이날 경기에 앞서 김강민을 특별 엔트리로 등록, 1번 중견수에 배치됐다. 다만 경기는 뛰지 않았다.
김강민이 SSG 더그아웃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선수들 모두 김강민과 등번호 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나와 전설을 맞이했다.
이후 김강민은 딸들의 시구 행사를 지켜본 뒤 20년 넘게 지켰던 중견수 자리로 뛰어갔다.
김강민은 모자를 벗어 팬들에게 인사했고 자신의 후계자로 점찍었던 최지훈이 달려오자 직접 글러브를 건네주며 포옹했다.
2001년 2차 2라운드(전체 18번)로 SK 와이번스(현 SSG)에 지명된 김강민은 2024년까지 23시즌을 뛰었고 통산 196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3 139홈런 681타점 209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중견수 수비는 KBO 역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강민은 SK 왕조의 주역으로 활약했고 SSG 랜더스 시절까지 5번의 우승을 경험하며 팀의 영광을 함께 했다. 특히 2022년 한국 시리즈에서는 사상 첫 대타 끝내기 홈런을 치는 등 역대 최고령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픔도 있었다. SSG는 2024시즌을 앞두고 김강민을 보호명단에 넣지 않았고 한화 이글스가 지명하며 원 클럽맨의 커리어가 끊어져 버리고 말았다.
과오를 인정한 SSG는 지난해를 끝으로 김강민이 은퇴하자 레전드로서의 예우를 다하기 위해 이번 한화전에서 성대한 은퇴식을 준비했다.
김강민은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서 "정말 행복하다. 은퇴식을 통해 팬들과 작별 인사를 하게 돼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한화 트레이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지금은 아무런 감정이 없다. 당시 SSG 구단의 상황, 나의 입장이 있었다. 프로이기 때문에 이적 등의 문제는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한화에서 1년 동안 지내며 많은 것을 얻고 배우기도 했다. 한화에 감사 인사 꼭 드리고 싶다. 무엇보다 내가 지금 행복하다. 행복한 기억만 남았다"고 밝혔다.
김강민은 ‘짐승’이라는 별명에 대해 "내게 정말 어울리는 별명이다. 그 덕에 20년 넘게 선수 생활을 했다"며 팬들에 대해서도 "과한 사랑을 받은 선수였다. 팬들 덕에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강민은 이번 은퇴식에서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나 경기 후 열린 공식 은퇴 행사에서 팬들과 동료들의 박수를 받자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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