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고만 답해…안덕수·유상임도 집으로 복귀
특검, 조사 내용 토대로 계엄 가담 또는 방조·묵인 혐의 적용 여부 검토 전망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혐의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특검)팀에 소환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소환 약 14시간 만에 귀가했다.
한 전 총리는 2일 밤 11시42분쯤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고등검찰청을 빠져나왔다. 한 전 총리는 '내란 동조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계엄 선포를 막기 위해서 노력했다라고 주장하셨는데 맞는가' '어떤 부분 소명했는가'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 이후 한 시간 동안 무슨 일을 했는가' 등의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한 전 총리는 '국민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는 질문에는 "죄송하다"고만 짧게 답한 후 준비된 차량에 탑승해 귀가했다.
앞서 이날 오전 한 전 총리와 함께 소환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조사 약 10시간 만인 이날 오후 6시56분쯤 귀가했고 같은 날 오후 소환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역시 조사 5시간30분 만인 밤 9시쯤 집으로 돌아갔다.
내란 특검팀은 이날 계엄 당시 국무위원들을 잇달아 소환하며 계엄 전후 열린 국무회의 과정의 재구성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날 조사 내용을 토대로 국무위원들에게 불법 계엄에 가담하거나 방조·묵인한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살펴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한 전 총리의 경우 당초 계엄 선포에 적극적으로 반대해왔다는 기존 입장과는 달리 비상계엄 선포 이후 만들어진 새로운 계엄 선포문에 서명했다가 며칠 후 "사후 문건이 만들어진 게 알려지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없던 일로 하자"며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에게 해당 선포문을 폐기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한 전 총리가 "계엄 관련 문건을 사전에 보지 못했다"라고 밝힌 기존 주장과는 달리 한 전 총리가 계엄 문건을 사전에 열람한 장면이 대통령실 CC(폐쇄회로)TV 영상에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란 특검은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안덕근 장관과 유상임 장관에 대해선 비상계엄 당일 상황에 관해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는 불참했으나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안 통과 이후 열린 국무회의에는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내란 특검은 이날 오후 김정환 전 대통령실 수행실장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섰다. 김 전 수행실장은 계엄 당일인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무위원들을 추가로 부르라는 지시를 받고 '최상목·송미령·조규홍·오영주·박상우·안덕근'이 적힌 명단을 강 전 부속실장에게 전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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