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장기 공급 체제 확보
2나노 본격 양산·8나노 고객 확대
'기술·시장 동시 반등' 가속
삼성전자가 22조7648억원(약 23조원) 규모의 글로벌 대형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주를 따내면서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8년간 이어지는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파운드리 생산라인의 안정적인 가동 체제를 확보한 데다, 첨단 2나노 공정 본격 양산과 고객 다변화 전략이 맞물리면서 경쟁력 재점화가 예상된다.
28일 삼성전자는 총 22조7647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계약을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2025년 7월 24일부터 2033년 12월 31일까지 약 8년 6개월이다. 아울러 이번 계약은 지난해 삼성전자 연결 기준 매출의 약 7.6%에 달하는 역대급 규모다. 다만 수주 고객과 구체 조건은 영업비밀 보호 요청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대형 수주의 배경에는 삼성전자가 최근 3나노GAA 공정 수율을 크게 개선하며 기술 신뢰를 회복한 점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엑시노스 2500 양산 성공과 함께 갤럭시Z 플립7 글로벌 모델에 자사 칩을 전량 탑재하는 성과도 시장 신뢰를 끌어올렸다.
8나노 신규 고객사 확보도 가동률·수익 개선 기대
하반기부터 삼성은 2나노 초미세공정 양산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특히 2나노 공정 수율이 30%를 넘어 40%대 진입에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술 경쟁력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8나노 공정에서 닌텐도 스위치2, HPC(고성능컴퓨팅)용 칩 등의 신규 고객사를 확보한 사실도 전해지면서 가동률과 수익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8나노 같은 레거시 공정은 이미 안정화된 생산설비와 높은 수율로 가격 경쟁력이 있고, 물량이나 단가 면에서 장기 계약에 유리해 확실한 수익 보전 역할을 하기에 장기적으로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외 DSP(디자인솔루션파트너) 생태계를 확장하며 4나노, 5나노, 8나노 공정별로 고객 다각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기업) 및 글로벌 IT기업 고객군 유입이 늘면서 장기적으로 파운드리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엑시노스 2600을 2나노 공정으로 확대 적용해 2026년 출시할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하는 동시에,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내부 고객인 엑시노스와 외부 고객 간 균형 유지가 과제로 남아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번 22조원대 대형 수주는 삼성 파운드리 기술과 수율 회복을 기반으로 고객 신뢰를 회복했다는 징표"라며 "미국 대형 고객사가 다시 삼성과 손잡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8나노 등 레거시 공정 역시 첨단 공정과 더불어, 시장 안정성과 고객 다변화, 수익성 방어를 동시에 지탱하는 전략적 비즈니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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