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도매상 속여 6년간 카드 결제 후 취소…8억 사기 유통업자 실형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5.09.02 08:55  수정 2025.09.02 08:56

카드 단말기로 거래대금 결제 뒤 취소…8억4000만원 챙긴 혐의

재판부 "편취한 돈 대부분 도박 탕진…죄질 나쁘고 비난 가능성 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데일리안 AI 이미지 포토그래피

오랜 거래 관계로 신뢰를 쌓은 단골 도매상을 속여 수산물 거래 대금 수억원을 빼돌린 유통업자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제11형사부(김상곤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70)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A씨는 2014∼2020년 전북의 한 활어 도매상인 B씨의 카드 단말기로 수산물 거래 대금을 결제한 뒤, 이를 취소하는 수법으로 8억4000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 범행은 유통업자인 A씨와 도매상 B씨의 돈독한 신뢰 때문에 가능했다.


A씨는 2008년 B씨와 거래를 트면서 초반에는 활어 구매 대금을 즉시 현금으로 지급했으나 어느새 외상 등으로 미수금이 불어나자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그는 B씨에게 "카드단말기를 빌려주면 내가 거래하는 소매상들에게 활어를 팔아서 미수금을 갚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A씨는 빌린 카드단말기에 대금을 결제한 다음 이를 곧바로 취소하고는 마치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진 것처럼 B씨에게 명세서만 건넸다.


이는 오랜 거래로 알게 된 B씨가 평소 카드 결제 승인·취소 내용을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계획적인 사기 범죄였다.


무려 6년 동안 허위 카드 결제·취소 횟수는 526차례에 달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돈 대부분을 도박 등에 탕진했는데, 범행 경위와 횟수, 피해자와의 관계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게다가 피해자는 이 범행으로 매우 심각한 경제·정신적 피해를 봤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까지 범행으로 인한 피해가 복구되지 않았고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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