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관 회장·박성근 전 실장' 피의자 신분 소환
목걸이 선물 경위·인사 청탁 실현 여부 등 추궁
양평고속도로 의혹 관련 국토부 서기관 압색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왼쪽)과 박성근 전 국무총리실 비서실장. ⓒ연합뉴스
인사 청탁 목적으로 김건희 여사에게 600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선물했다고 자수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그의 맏사위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실 비서실장이 연달아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소환됐다.
특검팀은 고가 목걸이 선물 관계자에 대한 소환을 시작으로 김 여사가 연루된 '매관매직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있는 특검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박 전 실장도 오후 2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휠체어를 타고 마스크를 쓴 채 나타난 이 회장은 '김 여사에게 6200만원짜리 목걸이를 직접 줬나', '목걸이 선물과 사위 박 전 실장의 인사 청탁이 연관이 있나' 등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박 전 실장도 "국무총리 비서실장 자리를 청탁했나", "임명 당시 이 회장의 청탁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나" 등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조사실이 있는 건물로 들어갔다.
이번 소환조사는 지난달 중순 서희건설 사옥 등을 압수수색한 지 3주 만에 진행되는 것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11일 서희건설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으로부터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실물과 자수서를 제출 받았다.
특검팀은 이 회장과 박 전 실장을 대상으로 해당 목걸이를 선물한 경위와 인사 청탁의 실현 여부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특검팀에 제출한 자수서에서 2022년 3월 김 여사를 직접 만나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축하 선물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전달했다고 토로했다. 한 달 뒤인 같은 해 4월 김 여사를 다시 만나 3000만원 상당의 브로치와 2000만원짜리 귀걸이를 추가로 선물했다고도 밝혔다.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는 김 여사가 지난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 참석차 해외 순방길에 올랐을 때 착용한 것으로 재산 신고 내역에서 빠졌단 의혹을 받는다.
김 여사는 해당 의혹이 불거질 당시 이 목걸이를 지인에게서 빌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5월 이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는 목걸이가 모조품이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냈고, 특검팀 조사에서는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 맏사위인 검사 출신 박성근 변호사가 2022년 6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점에 비춰 인사청탁 명목으로 고가 귀금속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지난달 22일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과 관련해 양평군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특검팀은 이날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과 관련해 김모 국토교통부 서기관 주거지와 근무지 등 5곳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지난달 22일 양평군청 등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데 이어 해당 의혹과 관련해 자료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양평고속도로 의혹은 국토부와 양평군청 등이 윤 전 대통령 처가 측에 특혜를 주기 위해 고속도로 종점을 김 여사 일가가 보유한 땅 소재지인 강상면으로 변경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사업 원안인 양서면 종점 노선은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통과했는데 국토부가 2023년 5월 돌연 김 여사 일가 땅이 소재한 강상면 종점 노선을 검토하자 논란이 불거졌고, 원희룡 전 장관은 그해 7월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김 서기관은 양평고속도로 의혹 당시 국토부 도로정책과 소속이었다. 현재는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영장에서 김 서기관을 업무상 배임·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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