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카타르 도하 공습… 하마스 지도부 표적 정조준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9.10 06:44  수정 2025.09.10 06:44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이후 카타르 첫 공격…휴전협상 파국 위기

카타르 "무모한 공격, 용납 못해"…하마스 "대표단 암살 시도 실패"

9일(현지시간)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단체 하마스의 고위 인사를 표적 삼은 이스라엘의 공습이 진행된 직후 건물 일부가 붕괴돼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이 9일(현지시간)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 대해 공습을 감행했다. 이스라엘 측은 도하에 머물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단체 하마스 지도부를 표적으로 삼은 것이라고 밝혔지만. 카타르가 그동안 미국·이집트 등과 함께 휴전 협상을 중재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공격으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이날 오후 3시 50분쯤 도하에 체류 중인 하마스 최고 지도부 인사들의 주거지를 공습했고, 도하 전역은 폭발음이 울려 퍼지며 검은 연기를 뿜어냈다.


이스라엘 측 관계자는 도하에 있는 하마스 지도부를 표적으로 삼은 것이라고 말했다. 미 CNN방송도 폭발 직후 이스라엘군이 “정밀 타격을 통해 하마스의 고위 지도부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작전명은 ‘심판의 날’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공격 대상을 밝히지 않았지만, 휴전협상을 위해 파견된 하마스의 대표단이 이스라엘의 표적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카타르에 본부를 둔 알자지라방송이 보도했다. 일부 언론은 이번 공격으로 하마스 수석 협상가 칼릴 알하이야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이날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다고 반박했다. 알하이야는 전날에도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회담하는 등 휴전 협상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카타르는 즉각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마제드 알 안사리 카타르 외교부 대변인은 “모든 국제법과 규범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하마스 정치국 소속 여러 구성원이 거주하는 주택들을 겨냥한 이번 공습이 카타르 국민과 거주민의 안보 및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가했다”며 “카타르의 안보와 주권을 겨냥한 어떠한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마스의 망명 지도부는 오랫동안 카타르에 기반을 두고 활동해왔고, 카타르는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된 후 양측의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AP통신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휴전 협상과 하마스의 이스라엘 인질 석방 등을 둘러싼 협상이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카타르는 전쟁 종식을 위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에서 중재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카타르 영토에 대한 직접적 공격은 현지 정부를 자극하고, 외교적 노력을 무산시킬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고위급 인사인 칼릴 알하이야(오른쪽)가 2023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은신한 하마스를 향해 투항하지 않으면 궤멸에 나서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낸 지 하루만에 이뤄졌다. 이스라엘군은 8일 하마스에 무조건적인 항복과 인질 석방을 요구하며 이를 따르지 않으면 가자시티를 초토화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번 작전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이스라엘이 공격 사실을 미국에 미리 통보했으며, 카타르 주재 미국대사관은 자국민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오늘 공격은 이스라엘이 시작하고, 수행한 독립적인 작전이었다”며 “이스라엘이 전적으로 책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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