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구금됐던 한국인 300여명, 7일만에 전세기 탑승 위해 출발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09.11 16:38  수정 2025.09.11 16:41

수갑 등 구속없이 평상복 차림…한국시간 12일 오후 4시 도착 예정

이민 단속으로 체포됐던 현대차-LG엔솔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직원들이 탑승할 버스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체포·구금됐던 우리 근로자 300여명이 전세기를 통해 귀국길에 올랐다. 지난 4일 조지아주 공사 현장에서 대규모 단속에 휘말린 지 일주일 만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11일 오전 2시 18분(미국 현지시간) 조지아주 남부 포크스턴의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있던 우리 국민 316명은 일반 버스 8대에 나눠 타고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수갑 등 구속 장치 없이 평상복 차림으로 시설을 빠져나왔다. 전세기는 현지 시간 11일 정오(한국시간 12일 오전 1시)께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출발해 한국시간 12일 오후 4시경 인천공항에 도착할 전망이다.


외교부는 "탑승한 우리 국민의 원활한 입국을 위한 절차도 유관 부처·기관 간 협의를 통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애초 이들의 귀국은 10일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9일 밤, 미 정부가 갑작스럽게 절차를 중단하면서 일정이 하루 미뤄졌다. 귀국을 기다리던 가족들과 협력사 측은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이번 미국 당국의 단속으로 구금돼 있던 우리 국민은 총 317명으로, 이번 전세기를 통한 자진 출국 형태의 귀국에 동의하지 않은 1명을 제외한 316명이 귀국 예정이다. 또 함께 구금됐던 우리 기업 소속 외국 직원 14명(일본인 3명, 중국인 10명, 인도네시아인 1명)도 같은 전세기에 탑승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전날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구금자들이 전세기를 타고 귀국하는 과정에서 일체 수갑을 채우는 일이 없도록 미국 측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시 미국에 와서 일을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게 하겠다는 확약도 받았다"며 향후 비자 발급 등 입국 과정에서 불이익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일 조지아주 엘러벨에 있는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 미 이민당국이 기습 단속을 벌여 우리 근로자 300여명을 포함해 총 475명을 체포됐지만 현재까지 단속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설명되지 않았다.


일단 구금자들의 석방과 귀국은 성사됐지만, 이번 사태가 남긴 후폭풍은 적지 않다. 한·미 정부가 공조 과정에서 소통을 원활히 했는지, 우리 기업 근로자들이 어떤 신분상의 문제에 걸려 단속 대상이 됐는지 규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향후 재입국에 불이익이 없다'는 약속이 실제 현장에서 지켜질지 주목된다.


한편 외교부는 우리 국민의 신속하고 안전한 귀국을 위한 현장 지휘 차원에서 박윤주 외교부 제1차관을 9일 현지에 급파해 정기홍 재외국민보호 및 영사 정부대표가 이끄는 외교부 신속대응팀을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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