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요안나 유족, 괴롭힘 담긴 녹취록 공개 "유퀴즈 출연 후 심해져"

전기연 기자 (kiyeoun01@dailian.co.kr)

입력 2025.09.18 18:32  수정 2025.09.18 18:38

BBC 뉴스 코리아, '故 오요안나 1주기' 영상 공개

선배, 고인에 "너 유퀴즈 나가서 말실수했냐?" 다그쳐

故 고인, 어머니에게 "모든 걸 내 탓으로 돌린다" 눈물

고(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유족이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지난 16일 BBC 뉴스 코리아는 공식채널을 통해 '고 오요안나 1주기, 엄마가 공개한 죽음의 기록'이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공개했다.


ⓒ오요안나 SNS 갈무리

해당 영상에서는 오요안나가 생전에 겪었던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담긴 녹취록 일부가 공개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오요안나를 괴롭힌 이들은 "네가 그렇게 잘났냐?", "안나야, 너 왜 이렇게 잘났어. 너 뭐야?", "선배가 네 친구냐고" 등의 발언을 하며 몰아붙인다. 이후 고인은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그렇게 최악이냐고", "주변에서 (내가) 너무 건방지게 한다고 한다", "모든 걸 내 탓으로 돌린다"며 눈물을 흘렸다.


특히 어머니 장연미씨는 딸의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 출연 이후 괴롭힘이 더욱 심해졌다고 밝혔다. 방송이 나간 후 한 선배는 "근데 너 유퀴즈는 갑자기 어떻게 나간 거야? 말도 없이", "너 유퀴즈 나가서 말실수했니? 내가 어제 뭔 내용 방송 하냐고 할 땐 아무 말 없었잖아" 등이라며 오요안나를 다그쳤다.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15일 세상을 떠났고, 비보는 사망 3개월 뒤인 12월에서야 알려졌다. 유족은 이후 동료 기상캐스터 A씨를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MBC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다.


ⓒBBC 뉴스 코리아 영상 갈무리

고용노동부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과 서울서부지청이 합동으로 특별근로감독팀을 구성해 조사를 진행했고, 지난 5월 "단순한 지도나 조언을 넘어 사회통념상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발언이 반복됐다"며 고인에 대한 괴롭힘을 인정했다. 하지만 고인은 MBC 소속 노동자로 볼 수 없어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 적용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후 MBC는 문제가 된 A씨와의 계약은 해지했으나 나머지 3명과는 재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MBC가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기상 기후 전문가 제도를 도입해 정규직으로 채용한다고 발표하자, 유족 측은 "이 발표는 고 오요안나의 노동자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 지난 15일 MBC 기상캐스터 금채림, 이현승, 김가영 등이 검은 의상을 입고 예보하자 오요안나 친오빠 오상민씨는 "장례식에 오지도 않았으면서 무슨 추모를 하냐"라며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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