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혐의'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 보석심문 진행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5.10.13 14:11  수정 2025.10.13 14:12

이응근 "회사 잘 되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폴란드 출장"

이일준 "김건희·이종호 전혀 알지 못해…단 10원도 이득 취하지 않아"

특검 "불구속 공판 진행될 경우 진술 번복 위한 회유 염려 상당"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 ⓒ연합뉴스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보석(보증금 납부 조건부 석방)심문이 13일 진행됐다. 이날 심문에서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 측과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 측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고 특검팀은 진술 번복 등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 상태 필요성을 강조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이응근 전 대표와 이일준 회장의 보석심문 기일을 잇달아 심리했다.


이들은 이기훈 전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과 공모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관련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해 삼부토건 주가를 부양시킴으로써 약 369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민중기 특별검사(김건희 특검)팀에 의해 구속기소됐다.


구체적으로 특검팀은 이들이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업무협약(MOU)을 맺었다는 보도자료를 내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였다고 본다.


이후 이응근 전 대표 측은 지난달 30일, 이일준 회장 측은 이달 2일 재판부에 각각 보석을 청구했다.


이응근 전 대표 변호인은 이날 심문에서 "피고인은 누가 주가 부양을 주도했고 어떤 공모가 있었는지 전혀 모르는데 일련의 계획을 알지 못한 채 개별 행위를 단편적으로 행한 피고인에게 죄를 묻는 것은 너무나 억울하다"며 "증인으로 나올 직원들과 피고인과 이해관계를 달리하고 있어 증거인멸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도 직접 진술에 나서 "회사가 잘 됐으면 하는 취지에서 신경영진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하면서 수주를 하는 등 잘 되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폴란드) 출장을 갔던 것"이라며 "(출장이) 주가와 관련돼 있는지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이일준 회장 변호인은 "회장 지위에서 개개 보도자료의 허위나 과장 여부를 인식 가능한지 모르겠다"며 "(함께 주가조작 가담 의혹을 받는) 조성옥 전 회장은 기소도 되지 않았고, 이 회장만 재판받으라는 건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법원에서 무고함을 밝힐 것이기 때문에 회피하거나 도주할 생각이 전혀 없고 "증거를 인멸할 우려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도 직접 "김건희 여사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전혀 알지 못하고 관계도 없다"며 "이 사건으로 단돈 10원도 개인적 이득을 취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특검 측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증인신문이 중요하다"며 "만약 피고인이 보석돼 불구속으로 공판을 진행하면 주요 증인들과 접촉해 불리한 진술들을 번복시키기 위한 회유의 염려가 상당하다"고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재판부는 앞서 열린 이기훈 전 부회장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같은 혐의를 받는 이 전 부회장의 재판과 이일준 회장·이응근 전 대표 재판을 하나의 재판을 병합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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