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급증에 외교부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동계 시즌 앞둔 여행사들 "예약 거의 없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캄보디아 여행 수요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여행업계는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여행 심리가 위축될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 10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을 포함한 주요 11개 주에 대해 ‘특별 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경보 대상 지역은 웃더민체이·프레아비히어·반테이민체이·파일린·바탐방·푸르사트·코콩·시하누크빌·캄폿주 보코산 일대, 바벳시, 프놈펜 등이다.
이는 일반적인 여행 자제(2단계)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실질적으로는 여행 자제를 넘어선 경고 조치다.
외교부는 “긴급한 용무가 아닌 한 방문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라”고 권고했다.
외교부가 특정 국가 전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최근 몇 달 사이 한국인을 노린 납치·감금 사건이 잇따르면서, 정부 차원에서 실질적인 여행 자제 조치에 나선 것이다.
외교부와 경찰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감금 사건은 2022년 20건 내외에서 2024년 220건, 올해 8월 기준 330건을 넘어섰다. 불과 2년 만에 15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캄폿주 보코르산 인근에서 한국인 남성이 납치·고문 끝에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은 그 상징적인 사례다.
외교부까지 '특별 여행 주의보'를 발령하고 나서면서 여행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각 여행 커뮤니티에는 "불안감에 여행을 취소했다"는 글도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이에 따라 여행업계의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행업계는 당장의 영향은 없지만 신규 모객에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간 여행업계는 베트남·태국 등 주요 동남아 관광지가 포화 상태에 이르자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신선한 '대체 여행지'로 캄보디아를 띄우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이에 12월 인천–씨엠립 직항편 재개를 앞두고 동계 시즌 상품을 준비 중이었지만, 이번 사건으로 신규 모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천~시엠레아프(씨엠립) 직항 노선은 코로나19 이후 중단된 뒤 아직 재개되지 않았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12월 중순부터 2월까지 동계 부정기편이 씨엠립에 취항 예정이긴 하지만, 모객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예약은 거의 없고 이번 사고 영향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우리나라 기준 동계 시즌에 수요가 많은 지역이고 현재는 앙코르왓과 가까운 씨엠립 공항으로 가는 항공편이 없어서 당장 예약 취소와 같은 큰 영향은 없는 상태"라면서도 "12월 중순부터 씨엠립 부정기편 운항 예정이어서 관련 상품 판매들어갔는데 신규 수요는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캄보디아를 넘어 동남아 지역의 여행 수요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다만 전망에는 의견이 엇갈렸다.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동남아 여행 취소 문의는 없다"라면서도 "이번 이슈가 장기화되면 여행 심리가 위축될 수도 있는 만큼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수요는 견조한 수요 이어지고 있다"라며 "캄보디아 이슈로 캄보디아 여행 수요가 안전한 대체 여행지인 태국, 베트남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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