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자원 화재' 공방…野 "李정부 책임" vs 與 "정치 공세" [2025 국감]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5.10.15 00:05  수정 2025.10.15 00:13

국민의힘 "중대본 뒤늦게 주재…박근혜 7시간 힐난하더니"

민주당 "늑장대응 아냐…국민·대통령 이간질 정치공세 유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등에 대한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행정안전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에 대한 이재명 정부 책임론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세월호 사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잃어버린 7시간을 질타한 이 대통령이 완진 하루 뒤에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한 것을 두고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과 행안부는 이 대통령이 화재 대응에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하며, 오히려 국민의힘이 문제 소지가 없는 일을 억지로 논란거리로 만들어 소모적인 정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소속 박덕흠 행안위 위원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서 국정자원 화재를 두고 "공사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은 전기 공사업체, 감리업무를 방기한 감리업체, 사고 당시 현장 인력과 피해 현황마저 오락가락하는 행안부, 예능 촬영은 했지만 사고현장 방문은 2주 만에 한 이 대통령의 판단력과 리더십으로 발생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이던 시절 (세월호)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통령은 어디 있냐고 힐난했던 분이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라며 "당대표 시절에는 지자체 행정 전산망 장애 때 책임자인 행안부 장관을 즉각 경질하라고까지 이야기했다"고 상기시켰다. 국정자원 화재에 대한 이 대통령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의 책임을 추궁한 것이다.


같은 당 이달희 위원도 "화재가 발생한 9월 26일 오후 8시 15분부터 밤새 화재가 진행됐고 27일 오전 8시 10분 재난위기경보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며 "그런데 이 대통령은 대국민 브리핑도 공개회의 참석도 현장 방문도 하지 않았다. 완진 뒤에 회의를 주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재난위기경보 심각 단계인 국가재난 앞에서 무슨 역할을 했느냐"며 "세월호 사건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개되지 않은 7시간을 부각하며 박 전 대통령을 직무유기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당사자가 이 대통령이다. 이 대통령은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즉각 이 대통령 비호에 나섰다. 위성곤 위원은 "추석 내내 이 대통령을 공격한 국민의힘이 안쓰럽다"며 "국민들과 대통령을 이간질 할 게 아니라 국민과 대통령과 함께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말도 안 되는 일을 가지고 주장하는 건 의미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소속 한병도 위원은 이 대통령 예능 '냉부해(냉장고를 부탁해)' 출연에 대한 국민의힘의 지적을 두고 '본질 흐리기'라며 "마치 화재 이후 예능에 출연하느라 화재에 대응하지 않은 것처럼 프레임을 씌우고자 하는 일련의 주장들에 대해 정치적인 공세라고 생각하고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가세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해야 하는 건 정쟁이 아니라 복구"라며 "국민 행정서비스가 하루 빨리 정상화돼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 제시가 이뤄지고 정치적 공세가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도 이 대통령의 '늑장 대응'은 사실이 아니라며 해명에 나섰다. 윤 장관은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돌아오는 순간 재난 상황을 보고 받았고 (당시) 가장 중요한 건 현장에서 화재를 진압하는 것이었다. 완진이 이뤄진 건 하루가 꼬박 지나고 난 다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고 나서 행안부와 국정자원은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대책을 세워서 이 대통령께 보고하고 지휘해달라는 부탁을 드리기 위한 준비를 했다"고 했다.


윤 장관은 "28일 오후 4시 30분(화재 약 이틀 후) 이 대통령께서 직접 주재하는 중대본 회의가 있었다"며 "중대본 회의에서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는, (예정 시간보다) 3배에 가까운 2시간 40분 동안의 마라톤 회의를 통해 구석구석 필요한 일을 짚었고 필요한 지시를 다 했다"고 주장했다.


여야는 이 대통령의 '냉부해' 출연 관련 증인 신청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소속 최수진 위원은 JTBC 측을 증인으로 채택해 달라며 "대통령께서 갑자기 (냉부해에) 출연하셨다. 출연에 대통령실의 압박이 있지 않았느냐. 추석 특집으로 편성된 경위에 대해서도 많은 국민이 궁금해 하신다"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이주희 위원은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도 '유 퀴즈'에 출연했으니 tvN도 불러야 하느냐"며 "자중해달라"고 맞섰다.


한편 행안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집권 세력은 오는 23일 열리는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명 씨를 상대로 '명태균 게이트'에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어떻게든 다시 한 번 불을 지펴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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