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젠슨 황, 오는 31일 경주 APEC CEO 서밋 참석
특별 세션 진행 후 미디어 간담회 예정…'메시지'에 관심
반도체 협력 삼성·SK하닉과 별도 회동 가능성에 '눈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리셉션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오는 28일 개막하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CEO 서밋' 참석을 위해 15년 만에 방한한다. 산업계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이끌어온 황 CEO가 전 세계 주요 기업 리더들이 모인 무대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APEC CEO 서밋 행사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특별세션 연사로 나선다. 그는 인공지능(AI)은 물론,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엔비디아의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에는 국내외 주요 언론이 참석하는 별도의 미디어 간담회도 열려, 이번 방한의 핵심 메시지가 구체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방한은 단순한 행사 참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황 CEO가 행사 기간 쏟아낼 발언들은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의 향방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Rubin)'에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를 탑재할 예정이다. 현재 HBM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공급망 진입을 위해 경쟁 중이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1c(10나노급 6세대) D램 공정을 HBM4에 적용하며 공급망 진입을 준비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업계에서 가장 앞선 양산 체제 구축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샘플 인증 절차를, SK하이닉스는 공급을 위한 막바지 협상 과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재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별도 회동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이들은 앞서 지난 8월 미국 워싱턴 D.C.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만나 주요 의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의 주요 제품에 삼성과 SK의 메모리 반도체가 필수적으로 탑재된다는 점에서, 회동이 성사될 경우 미래 협력 강화 방안이 대화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방한한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가 이재용·최태원 회장과 연쇄 회동을 통해 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유사한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업계 안팎에선 황 CEO가 양사의 반도체 공장을 방문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7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국제 공급망 박람회(CISCE)에서 ‘파이어사이드 채트’ 행사 후 언론과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울러 황 CEO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만남 가능성도 거론된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로봇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협력하고 있다.
황 CEO가 격화하고 있는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에 대한 비판 발언을 쏟아낼지도 관심거리다. 그는 그간 여러 공개 석상에서 미국의 수출 통제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작심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미국이 대중 수출 제재를 본격화한 뒤부터는 "과도한 수출 제한은 미국 기술력과 시장 확장, 글로벌 AI 생태계 모두에 불리하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젠슨 황은 AI 생태계 전반에서 영향력이 막강한 인물이다. 이미 방문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황 CEO는 삼성, SK, 현대차 등 우리 기업들과는 물론 주요국 정부 관계자들과도 만나며 다양한 모습과 메시지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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