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창단 첫 4강 "끝이 좋지 않았던 기억, 이번엔 좋은 모습 보이고파"
경기 전 '디지몬' 노래로 동기부여…"후회 남지 않을 경기 하고 싶어"
KT 롤스터의 미드 라이너 '비디디' 곽보성 ⓒ라이엇 게임즈
KT 롤스터가 창단 이래 처음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4강에 진출했다. 그 중심에는 8경기 무실세트 행진을 이끈 베테랑 미드 라이너 '비디디' 곽보성이 있다. 8강전 완승 직후에도 그는 들뜨기보다 다행이라며 차분함을 유지했다. 다가올 4강 젠지전을 앞두고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는 담담하면서도 비장한 각오가 묻어났다.
'비디디' 곽보성은 29일 2025 롤드컵 8강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큰 감흥은 없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날 KT는 CFO에 3대 0 완승을 거두며 2025 롤드컵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4강에 진출했다.
KT는 8강전까지 오랜 휴식기를 가졌다. 실전 감각 저하 우려에 대해 그는 "실전 감각을 저희가 끌어올릴 방법은 없어서 최대한 신경 쓰지 않고 하던 대로 상대 팀에 맞춰 준비했다"고 말했다.
막상 경기에 돌입하자 예상보다 쉬운 승리를 거뒀다. 그는 "이렇게 깔끔하게 이길 줄은 몰랐는데 생각보다 쉬웠다"며 "1세트 유충 싸움 때부터 상대가 급하게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았고 싸움마다 이기면서 승기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KT가 29일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5 롤드컵 8강에서 CFO를 상대로 승리한 후 관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이날 3세트에서 메타 픽과 거리가 있는 '조이'를 선택한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1, 2세트에 좋은 챔피언이 다 빠지면 조합을 맞추거나 자신 있는 픽을 뽑는다"며 "게임하면서는 라인전이 잘 풀려 그때부터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8연승 무실세트 비결을 묻자 그는 '스트레스'와 '운'을 꼽았다.
'비디디' 곽보성은 "스크림(연습 경기)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엄청 많이 받는다. 사실 당장 어제도 잘 안 풀렸다"며 "스크림이 안 풀릴수록 '이대로 탈락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생겨 오히려 대회 때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 사실 운도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를 위한 '비디디' 곽보성만의 마인드 컨트롤 비결은 흥미로웠다. 그는 "샤워하면서 애니메이션 디지몬의 OST인 '버터플라이', '브레이브 하트'를 들으며 동기부여를 받았다. 디지몬 노래가 힘이 된다"며 웃었다.
함성 소리가 가득한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경기한 소감에 대해 "항상 많은 팬분들 앞에서 경기하는 것이 너무 행복하고 즐겁다. 함성 소리를 들을 때 짜릿하고 보람차다"고 말했다.
4강 상대는 LCK 1시드 젠지다. 그는 "당연히 젠지가 전 세계에서 제일 잘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시즌 초 저희가 4강까지 올 거라 다들 생각 못 했듯이 롤드컵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젠지를 이기고 싶다는 감정보다는 운명에 맡긴다는 마인드로 후회 남지 않을 경기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비디디' 곽보성은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팬분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열정적으로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오늘도 경기장에 직접 응원하러 온 팬들을 봤다"며 "저희가 항상 끝이 좋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다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