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로 떠오른 P-CAB 신약…적응증 확대·신약 개발 '총력'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5.10.31 14:29  수정 2025.10.31 14:34

연평균 30% 성장세, 제약사 호실적 이끌어

적응증 확대, 구강붕해정 등 제형 개발 활발

일동·대원, P-CAB 파도프라잔 상용화 추진

복통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제약업계에서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HK이노엔의 ‘케이캡’ 등의 제품이 실적을 이끌자 기존 선발주자들은 적응증 확대로 시장 확장에 나선 한편, 후발주자들은 신약 개발을 통해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P-CAB은 기존 PPI(양성자 펌프 억제제) 계열 치료제를 대체하는 차세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빠른 약효와 식사 여부와는 관계 없는 복용 편의성으로 시장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상용화된 대표 P-CAB 신약으로는 HK이노엔의 케이캡,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제일약품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가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31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은 1조3700억원으로, 그 중 P-CAB 매출은 약 2800억원으로 나타났다. P-CAB 시장은 연 평균 30% 이상 성장하며 기존 PPI 시장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HK이노엔 케이캡의 경우 지난해 168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실제로 P-CAB 신약은 제약사들의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HK이노엔의 경우 올해 3분기 음료 제품 회수 등의 영향으로 H&B(헬스앤뷰티) 부문에서 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케이캡 매출이 4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1% 늘어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케이캡 호실적을 기반으로 HK이노엔은 올해 3분기 매출 2608억원, 영업이익 25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7%, 16.4% 증가한 실적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도 자큐보 효과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올해 3분기 매출 192억원, 영업이익 83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국내에 출시된 자큐보의 누적 처방액은 345억원으로,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달 중국 파트너사인 리브존으로부터 자스타프라잔(자큐보 성분명) 기술이전 수익 69억원을 수령했다.


HK이노엔 케이캡 시리즈 ⓒHK이노엔

기존 P-CAB 신약을 보유한 제약사들은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하기 위해 적응증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HK이노엔은 최근 케이캡의 6번째 적응증(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장기 복용에 따른 위·십이지장 궤양 예방) 허가를 위한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종료했다고 밝혔다.


현재 케이캡의 국내 적응증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 ▲위궤양의 치료 ▲소화성 궤양 및 또는 만성 위축성 위염 환자에서의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등 총 5개로 P-CAB 신약 중 가장 많다.


온코닉테라퓨틱스도 자큐보 적응증 확장을 위해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유발 위궤양 예방 관련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적응증 확대 외에도 제형의 차별화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물 없이 복용할 수 없는 자큐보 구강붕해정이 이날 식약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획득하며, 고령 환자나 삼킴 장애가 있는 환자들의 복약 편의성도 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이번 구강붕해정 허가로 제형 라인업이 확장되면서 자큐보의 성장세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40조원 규모의 글로벌 P-CAB 시장에서 경쟁력을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P-CAB 신약이 제약사 ‘캐시카우’로 부상하자 후발주자들의 참전도 이어지고 있다. 일동제약그룹은 CPHI, 바이오 유럽 등 글로벌 행사에 참여해 대원제약과 공동 개발 중인 P-CAB 신약 후보물질 ‘파도프라잔’의 글로벌 파트너링 활동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파도프라잔은 일동제약그룹 계열사인 유노비아가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파도프라잔의 국내 개발 및 상용화 권리를 갖고 있는 대원제약은 최근 식약처로부터 비미란성 및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를 적응증으로 하는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일동제약그룹 관계자는 “파도프라잔은 기존 약물 대비 약효 발현 속도가 빠르고 위산 분비 억제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유노비아가 2041년까지 유지되는 물질특허를 가지고 있어 라이선스 아웃을 비롯한 글로벌 사업 추진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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