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주주환원율 50%’ 시대 개막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입력 2025.11.01 08:39  수정 2025.11.01 12:02

KB·신한·하나·우리 등 3분기까지 역대 최대 실적

KB금융, 첫 주주환원율 50% 돌파 예상

5년 만에 주주환원율 평균 두 배로 껑충

실적 대신 ‘주주환원’ 전면 배치…밸류업 적극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모두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각 사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에 속도를 내며 ‘주주환원율 50%’ 시대를 열고 있다.


연간 순이익의 절반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구조가 현실화되면서, 금융권의 ‘이자 장사’ 비판을 벗어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모두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KB금융지주는 3분기까지 5조1217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6% 증가했다. 이는 누적 기준으로 역대 최대 기록이다.


3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순익(5조782억원)을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 누적 순이자이익은 1.3%, 수수료이익은 3.5% 늘었다.


신한금융의 올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4조46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3% 늘었다.


특히 해외 부문(베트남·일본 등) 실적이 크게 개선돼 3분기 누적 해외 순이익이 6503억원으로 12.4% 증가했다.


하나금융도 3분기까지 3조4334억원의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가계대출은 전 분기 대비 1.7% 증가에 그쳤지만, 기업대출을 3.3% 늘리며 수익 기반을 다변화했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편입하며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키웠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7964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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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상 최대 이익을 바탕으로 금융권은 주주 이익 확대에 속속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은 최근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했다. 9월까지 이미 6500억원어치를 처분했으며, 3분기 현금배당도 주당 920원으로 전 분기(913원)보다 늘렸다.


KB금융은 올해 주주환원율이 5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내 금융지주 중 최초로 50%를 넘는 수준이다.


30일 KB금융 이사회는 총 3357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의하고, 3분기 주당 배당금을 930원으로 지난해 대비 17% 증액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주주환원율이 46%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주주환원 여력이 아직 상대적으로 낮지만, 동양·ABL생명 편입에 따른 자본 확충이 마무리되면 내년 이후 환원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주주환원율은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액의 합을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로, 기업이 벌어들인 돈을 주주에게 얼마나 되돌려주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4대 금융지주의 주주환원율은 불과 5년 만에 두 배 이상 올랐다. 2020년에는 평균 20%대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50% 안팎으로 상승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2021년 금리 상승 이후 역대급 순이익이 이어지면서 금융지주들이 주주환원 확대에 본격 나서고 있다”며 “비과세 배당 도입과 자사주 소각 확대가 이어질 경우 금융주 전반의 밸류업 효과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10·15부동산 대책 이후 대출 규제가 한층 강화되면서 4분기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연말까지 신규 대출 증가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자이익 중심의 성장세가 제한되는 대신, 자산운용·수수료 등 비이자 부문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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