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시티 위시·보이넥스트도어·라이즈, 대형 공연장으로 증명한 ‘5세대’ 성장세[D:가요 뷰]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5.11.04 08:00  수정 2025.11.04 10:10

단기간에 수만석 공연장 입성…‘위라보’ 라인이 연 새 케이팝 무대 흐름

작년까진 ‘루키’로 존재감을 알리던 엔시티 위시(NCT WISH),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 라이즈(RIIZE) 등 2023년 이후 데뷔한 소위 '5세대' 보이그룹이 국내 대형 공연장에 입성하며 본격적인 입지 확대에 나섰다.


ⓒSM엔터테인먼트


엔시티 위시가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첫 단독 콘서트 '인투 더 위시 : 아워 위시'(INTO THE WISH : Our WISH)의 포문을 열고 약 2만4000명의 팬들과 함께했다. 지난 3월 서울 SK핸드볼경기장에서 개최한 팬콘서트 '2024-25 엔시티 위시 아시아 투어 로그 인 서울'(2024-25 NCT WISH ASIA TOUR LOG in SEOUL)에서 동원한 1만235명과 비교해 약 두 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5세대 보이그룹들의 국내 무대는 팬미팅형 소극장과 실내체육관 규모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올해 들어 엔시티 위시, 보이넥스트도어, 라이즈 등 주요 팀들이 잇달아 KSPO돔(체조경기장)·인스파이어 아레나 등 대형 공연장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며 국내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KOZ


보이넥스트도어는 데뷔 1년 만에 급성장한 국내 공연력으로 주목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첫 투어 '보이넥스트도어 투어 '노크 온 볼륨.1''(BOYNEXTDOOR TOUR 'KNOCK ON Vol.1'') 통해 1만1809명의 관객과 소통했다.


이후 일본, 싱가포르, 필리핀 등 아시아 각지를 돌며 팬덤을 확장한 보이넥스트도어는 올해 7월 서울 잠실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앙코르 콘서트에서 3만2219명을 동원, 약 7개월 만에 무대 규모를 세 배로 키웠다.


가수들에게 ‘만석을 채우는 순간’은 그 자체로 의의를 가지는 만큼, 1만석 이상을 수용하는 인스파이어 아레나와 체조경기장 입성은 상징적이다. 2023년 이후 데뷔한 아이돌 중에서는 엔시티 위시와 보이넥스트도어 두 그룹만이 공연을 진행했고, 11월 말 엔믹스 공연이 예정돼 있다.


특히 올림픽공원 내 공연장(핸드볼경기장·체조경기장·체육관 등)은 모두 대관 심사를 거쳐야 하며 흥행 가능성과 무대 경쟁력 등을 평가받는 경쟁 프레젠테이션 절차가 있다. 그만큼 해당 무대에 선다는 것은 단순한 장소 선택이 아니라, 기획사와 시장 모두로부터 흥행성과 팬덤 규모를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SM엔터테인먼트


라이즈 역시 단기간에 공연 규모를 꾸준히 확대하며 국내외 팬덤을 동시에 키워가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라이징 데이: 2024 라이즈 팬콘 투어'(RIIZING DAY: 2024 RIIZE FAN-CON TOUR)를 통해 9913명의 관객을 모으며 투어의 포문을 열었다.


일본, 멕시코, 미국, 홍콩, 태국 등 글로벌 팬콘 투어를 이어간 라이즈는 2024년 9월 13일부터 15일까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파이널 콘서트로 2만8396명을 동원, 무대를 대폭 확장했다.


이어 올해 7월 4일부터 6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첫 단독 콘서트 '라이징 라우드 인 서울'(RIIZING LOUD in SEOUL)에서는 3만1000명 이상을 동원하며 성장세를 지속 중이다.


이처럼 2023년 이후 데뷔한 5세대 보이그룹들의 무대 체급이 짧은 시간 안에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이전 세대 아이돌이 소극장이나 팬미팅을 거쳐 단계적으로 성장했다면 지금의 신인 그룹들은 데뷔 초반부터 대형 공연장을 무대로 삼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신인 보이그룹들이 빠른 시일 내 대형 공연장에 오르는 현상에 대해 “그만큼 팬덤이 단기간에 결집하고 확장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에는 팬층이 형성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유튜브나 SNS, 팬 플랫폼 등을 통한 소통 구조가 체계화되면서 팬덤이 형성되고 뭉치는 속도가 과거보다 훨씬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은 모든 아이돌에게 해당되는 건 아니고 하이브나 SM 등 대형 기획사 시스템 안에서 움직이는 상위권 그룹 중심의 현상”이라며 “기획사 역시 이미 축적된 팬 관리 노하우와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로운 그룹이 등장해도 짧은 시간 안에 흥행 궤도에 오를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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