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조사서 기본적 사실관계 추궁 이뤄져
'이배용 카드·경찰 인사 문건' 증거인멸 의혹 조사도
'종묘 차담회 의혹' 신수진 전 비서관도 소환 조사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와 오빠 김진우씨가 4일 서울 광화문 KT 빌딩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을 받는 김건희 여사 모친 최은순씨와 오빠 김진우씨가 4일 민중기 특별검사(김건희 특검)팀에 출석해 조사받고 있다.
두 사람은 현재 진술거부권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증거은닉 의혹 조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혐의 피의자 신분인 최씨와 김씨는 이날 오전 9시35분쯤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출석한 이들은 '경찰에서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무혐의 결론을 내렸는데 특검에서 다시 조사에 나섰다. 어떤 입장인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당선 축하) 카드와 경찰 인사 문건 누가 가져갔는가' 등의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현재 조사 상황과 관련해 "최씨와 김씨는 진술거부권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조사에서 이들을 상대로 의혹 전반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최씨의 가족회사 ESI&D가 양평 공흥지구에 아파트 개발사업을 하면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ESI&D는 지난 2011년∼2016년 양평군 공흥리 일대 부지 2만2411㎡에 도시개발사업을 벌여 35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설했는데, 사업 과정에서 개발부담금이 한 푼도 부과되지 않고 사업 시한이 뒤늦게 소급해 연장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이 일었다.
양평군은 ESI&D 측 자료에 따라 2016년 11월 17억4800여만원을 부과했다가, 두 차례 이의·정정 신청을 받은 뒤인 2017년 6월 개발부담금을 아예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후 양평군은 20대 대선을 앞두고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2021년 11월 뒤늦게 ESI&D에 1억8700여만원의 개발부담금을 부과했다.
이 사건을 수사했던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023년 5월 김씨와 ESI&D 관계자 등 5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경찰은 최씨와 한때 사내이사로 재직한 김 여사에 대해서는 범행 관여 정황이 없다고 보고 불송치했지만 김건희 특검팀은 해당 의혹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했다.
특검팀은 최씨 등을 상대로 개발부담금 규모를 줄이려고 한 구체적인 경위와 양평군에서 개발부담금 부과 처분이 번복된 배경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최씨와 김씨를 상대로 지난 7월 압수수색 과정에서 불거진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7월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 일가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던 중 이배용 전 위원장의 당선 축하 카드와 경찰 간부들의 프로필이 적힌 인사 관련 문건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특검팀은 압수 영장에 나온 금거북이만 압수했고 나머지 물품들은 영장에 압수 대상으로 적시하지 않아 확보하지 못했다.
특검팀은 이후 압수영장을 받아 재집행에 나섰지만, 해당 카드와 문건은 사라진 상태였다. 이에 특검팀은 김 여사 일가 관계자들이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특검법은 지난해 9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내 망묘루에서 김 여사가 외부인들과 차담회를 가졌다는 이른바 '종묘 차담회 의혹'과 관련해 이날 오전부터 신수진 전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신 전 비서관은 지난달 14일 참고인 신분으로 한 차례 특검팀의 조사를 받은 바 있지만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는 이날 처음 출석했다. 신 전 비서관은 국가유산청에 종묘 망묘루와 영녕전 개방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및 산하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경복궁 근정전 어좌에 앉은 것으로 논란이 된 김건희 여사가 창덕궁 인정전 어좌에도 올랐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