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사법기관 잇달아 방문한 北김정은…체제 결속 위해 '통치력 과시'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11.19 09:40  수정 2025.11.19 09:43

보위성·사회안전성·최고재판소·검찰소 연이어 방문

주민 통제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리겠다는 신호로 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창립 80주년에 즈음해서 국가보위성을 18일 방문하고 장병들을 격려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가보위성, 사회안전성, 사법검찰기관 등 공안·사법기관들을 잇달아 방문해 체제 보위 역할을 강조했다. 체제 결속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 위원장이 전날 이들 기관의 창립 80주년을 맞아 축하 방문을 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국가보위성에서 리창대 국가보위상의 영접을 받은 뒤 축하문을 전달하고 "당과 국가를 보위하는 투쟁의 전위에서 혁명적신념과 의리, 티없이 깨끗한 충심과 투철한 계급적 사명감을 간직하고 애국충성의 길을 억척같이 걷고있는 보위전사들에게 뜨거운 전투적인사"를 보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는 "적대세력들과의 고전을 동반하는 간고하고도 험난한 초행을 걸어오면서도 력(역)사에 전무한 전설적인 변혁과 승리의 페지들만을 기록해올 수 있는 것은 계급투쟁의 전위에서 혁명 보위의 한길을 꿋꿋이 걸어온 보위일군들의 공적과 빛나는 위훈을 떠나 생각할수 없다"고 치하했다.


그러면서 "당의 보위대로서의 성격과 본태를 견결히 고수하고 우리 혁명의 승리적 전진을 억척으로 지켜온 충성의 행적은 우리 국가안전보위기관이 걸어온 오래고도 자랑스러운 투쟁로정에서 가장 빛나는 봉우리를 이루고 있다"며 "공화국 보위기관이야말로 우리 당의 믿음직한 동행자, 견실한 방조자"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국가보위성이 "앞으로도 당과 국가와 인민이 부여한 신성하고도 영광스러운 책임과 본분을 다해 나가리라는 확신"을 표명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날 방문에는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와 김형식 당 법무부장, 강윤석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수행했다.


국가보위성은 사찰과 감시를 통해 체제 위협 요인을 선제적으로 색출·차단하는 핵심 권력기관으로 꼽힌다. 일종의 정보기관으로, 전국 곳곳에 촘촘히 구축된 감시망을 가동해 주민들의 사상·언행을 면밀히 파악한다. 이를 토대로 '반혁명분자'를 적발·처벌하는 역할을 수행하에 북한 내부에서도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기관으로 평가된다.


통신은 이날 국가보위성을 "주권과 사회의 정치적 안정을 고수하고 굳건히 담보하는 사회주의 제도와 인민보위의 강력한 보루"라고 규정했다.


김 위원장이 집권 초기인 2012년 국가보위성의 전신인 국가안전보위부를 방문한 사례가 있긴 하지만, 북한 최고지도자가 이 기관을 공식적으로 찾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만큼 이번 행보가 내부 결속 과시와 체제 통제 강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활동하던 당시에도 이곳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국가보위성 경내에 김 위원장이 후계자 신분이던 '2009년 4월'을 비롯해 이곳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는 내용이 적힌 표지석이 설치돼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창립 80주년에 즈음해서 국가보위성을 18일 방문하고 장병들을 격려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한국의 경찰 격으로 치안 유지 업무를 하는 사회안전성도 찾아 "사회안전군 장병들의 값높은 투쟁자욱은 주체의 사회주의 위업을 승리에로 줄기차게 인도해 온 우리 당의 력(역)사 속에 찬연히 빛나고있다"며 사회안전군은 공화국의 2대 핵심 무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식 사회주의 제도를 수호하고 인민의 복리증진을 위하여 전력하는 당과 정부의 활동을 법과 무장으로써 담보하는 것은 공화국 사회안전기관의 중대한 사명"이라며 "사회안전군의 전체 장병들의 공훈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또 사법기관들인 최고재판소와 최고검찰소에서는 "거창한 변혁과 줄기찬 비약으로 사회주의 건설의 일대 분수령을 이룬 우리 국가의 전면적 발전기는 사법검찰기관에 있어서도 새로운 전성기로 되고 있다"며 당의 사상을 철저히 구현하여 사회주의 법률제도를 더욱 강화"하리라는 기대를 표했다.


북한 체제 유지와 주민 감시에 핵심 역할을 해온 기관들을 김 위원장이 연이어 찾고 격려한 것은 주민 통제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리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내부 기강을 다지고 체제 결속을 강화하는 데 보위기관을 전면에 내세워 '통치력 과시'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당 중앙위 전원회의 등을 앞두고 규율과 기강, 사회주의 질서 등을 강화하는 차원이며 '대대적 기강잡기'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창립 80주년에 즈음해서 18일 최고재판소와 최고검찰소를 축하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