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재판 중계 허용 범위 '서증조사 전'까지로 한정
김 여사, 피고인석 책상에 머리 기대는 등 불편 호소
재판부, 귀가 대신 휠체어 제공…김 여사, 대기장소서 재판 임해
법원이 19일 진행되는 김건희 여사(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재판의 촬영 중계를 일부 허용한 가운데 김 여사가 피고인석에 앉아 있는 모습. ⓒ서울중앙지법
피고인석에 앉은 김건희 여사의 모습이 2개월여 만에 공개됐다. 그러나 김 여사 변호인은 김 여사의 건강 이상을 호소했고 오후 재판 중 침대형 휠체어에 실려 법정 밖으로 이동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19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 대한 10차 공판에 나섰다.
앞서 특검팀은 전날 이날 공판에서 예정된 서증조사(문서의 내용이 증거로서 가치를 가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법원이 행하는 조사)와 다음 달 3일 예정된 피의자 신문에 대한 중계 허가를 재판부에 신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날 재판 중계를 허용하면서도 그 범위를 서증조사 시작 전까지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서증에 산재하는 제3자의 개인정보(생년월일, 주민번호, 전화번호, 주소, 계좌번호 등)의 공개에서 비롯될 수 있는 회복될 수 없는 법익침해의 가능성이 있다"며 "서증조사 과정에서 피고인의 반론권이 즉시적으로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일부 중계 허용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날 재판은 재판 시작 후 약 5분간에 한해서만 중계가 이뤄졌다. 이날 김 여사는 검은색 뿔테 안경에 흰색 마스크를 썼고 코트 안에 두꺼운 옷을 착용했다. 김 여사가 피고인석에 착석한 모습은 지난 9월24일 1차 공판기일 이후 2개월여 만이다.
그러나 김 여사는 오후 재판에 접어들면서 피고인석 책상에 머리를 기대거나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였고 김 여사 변호인은 "피고인이 오늘(19일) 출정할 때도 몇 번 넘어졌다고 한다"며 "상황이 안 좋은데 돌려보내면 어떻겠는가"라고 재판부에 김 여사의 귀가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 측의 귀가 요청을 거부하며 대신 간이 침대에서 김 여사가 편한 자세에서 서증조사에 임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후 법원 측은 김 여사에게 침대형 휠체어를 제공했고 김 여사는 휠체어에 기대 법정 밖 피고인 대기 장소에서 서증조사에 임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재판 상황을 지켜볼 수 있도록 법정과 피고인 대기 장소가 연결된 문을 개방하기도 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통일교·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관련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관련 증거들에 대한 서증조사가 오전과 오후에 걸쳐 이뤄졌다.
김 여사는 지난 2022년 대통령선거 당시 명씨로부터 총 58회에 걸쳐 2억7000여만원 상당의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대가로 대선 이후 치러진 그해 6·1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현안 관련 청탁과 함께 6000만원대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 받은 혐의도 받는다.특검은 김 여사가 목걸이 등 명품을 받은 대가로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공적개발원조' 등 통일교 현안 실행을 도운 것으로 판단했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2012년 12월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가 돈을 대는 단순한 '전주'(錢主)가 아닌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와 함께 시세조정에 가담해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판단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이들과 사전에 가격을 정해놓고 서로 주식을 매매하는 '통정거래' 등을 통해 김 여사가 8억1000여만원의 부당이득금을 취한 것으로 파악했다.
김건희 여사.(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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