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급 없는데 점점 과열되는 FA 시장, 왜?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5.11.27 08:44  수정 2025.11.27 08:45

30대 후반 김현수, 옵션 없이 50억원 계약 '거품'

김재환까지 FA 시장 등장하며 태풍의 눈으로 부상

김현수의 50억원 몸값은 거품 그 자체다. ⓒ KT 위즈

대형 계약이 없을 것으로 전망됐던 2026년 프로야구 FA 시장이 점점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시장이 열리고 열흘 넘게 계약 소식이 없었던 이번 FA 시장은 지난 18일 두산으로 이적한 박찬호를 시작으로 일주일 동안 총 8명의 선수들이 계약을 마쳤다.


박찬호가 4년간 80억원의 계약을 맺을 당시만 해도 ‘비싸다’라는 야구팬들의 인식이 있었으나 이후 거품이 잔뜩 낀 계약들이 속출하며 오히려 ‘싸게 잡았다’는 인상마저 주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4년간 주 포지션 없이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강백호(한화)는 젊은 나이와 부활의 기대감만으로 4년 100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이어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공헌한 박해민은 30대 중반 나이에 4년 65억원의 계약을 이끌어 내며 잔류했다.


정점은 김현수다. 내년이면 38세가 되는 나이인 데다가 이미 에이징커브가 시작됐음에도 옵션 없이 3년 50억원에 KT 유니폼을 입었다. KT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원준까지 4년 48억원에 영입했다. 특히 최원준은 A등급이기 때문에 보상 선수가 발생, 오히려 전 소속팀인 NC가 이득을 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개장 초반 계약한 박찬호의 80억원 몸값은 상대적으로 저렴해보인다는 평가다. ⓒ 두산 베어스

시장의 불은 활활 타오르고 있다. 40대 나이에도 여전한 기량을 발휘하는 중인 최형우가 잔류와 이적을 놓고 저울질 중이며, 몸값 상승까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FA를 신청하지 않았던 김재환이 갑자기 등장,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재환은 4년 전 두산과 FA 계약을 맺을 당시 구단과 우선 협상을 진행하되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준다는 옵션을 넣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김재환은 보상금도, 보상 선수도 발생하지 않는 신분으로 자유계약이 가능해져 거포를 원하는 팀들로부터 구애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가격이 형성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공급 부족 시 가격 상승은 당연한 이치이며, 이번 FA 시장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무엇보다 프로야구가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돌파하고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보니 시장의 규모도 커졌고 모기업 입장에서도 두둑한 실탄을 제공할 명분이 마련됐다.


김현수의 경우 잔류에 공을 들였던 LG와 친정팀인 두산, 그리고 가장 많은 돈을 제시한 KT가 영입전을 벌이며 몸값이 폭등했다. 김현수는 옵션을 충족했을 경우 2년 25억원의 계약 연장이 발동될 수 있었으나, 오히려 옵션을 채우지 못한 게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돼 2배의 돈을 벌게 됐다.


대박 계약 예정자들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불펜 투수를 원하는 팀이라면 김범수, 이영하를 영입할 수 있고 포수 자원인 강민호와 장성우도 기대 이상의 액수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올해만큼은 조용히 넘어갈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과열된 시장 분위기는 또다시 FA 거품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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