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기모토 유우·김혜지 한일 청년의원 대담
"롯폰기 힐스, 서울도 낡은 도심 재정비해야"
"도쿄 지방의원들 사이에서 서울시가 하는
청년취업지원정책이 아주 유명…앞서 있어"
우리나라와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이웃나라로, 나란히 풀뿌리 민주주의라 불리는 지방자치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런 만큼 두 나라의 지방의정·지방행정에 있어서는 서로 참고할만한 부분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방소멸과 저출산·고령화,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도심 재개발, 청년 취업난, 양극화, 잃어버린 세대 등 우리나라와 일본이 당면하고 있는 사회적 과제들도 비슷하다. 일례로 고향납세(ふるさと納税) 제도는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 일본에서 2008년에 먼저 도입했고, 우리나라는 15년 뒤인 지난 2023년부터 고향사랑기부제로 이를 뒤따르고 있다.
최근 정국의 쟁점이 되고 있는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의 세운4지구를 포함한 도심 재개발 구상도 일본의 마루노우치(丸の内) 고층 재개발에 일정 부분 영향을 받았다. 황거 앞이라 해서 1920년부터 이른바 백척규제(百尺規制)를 했던 것을 82년만에 해제했으며, 이후 마루노우치는 일본에서 가장 세련된 스카이라인을 자랑하는 '일본 경제의 심장'으로 재탄생했다.
방한한 스기모토 유우(杉本優·41) 일본 자유민주당 도쿄도 아다치구의원과 김혜지(36)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을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한일 청년정치인들은 특별대담을 통해 우리나라와 일본의 도시 브랜딩, 지방의정·지방행정의 과제에 대해 진지한 의견을 교환했다.
스기모토 "아다치구와 성북구, 사는 분들
분위기 비슷하고, 공통적인 과제 많아"
김혜지 "일본은 도시 브랜딩 일관된 방향
서울은 4년마다 구청장만 바뀌면 바뀌어"
스기모토 유우 일본 자유민주당 도쿄도 아다치구의원과 김혜지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한일 청년정치인 특별대담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도시 브랜딩과 관련해 김혜지 의원은 "일본은 도시 브랜드를 굉장히 잘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관된 정책적 방향성이 있다"며 "서울은 25개 자치구로 나뉘어져서 각자 슬로건을 쓰는데, 4년마다 바뀐다. 구청장만 바뀌면 바뀐다. 구마다 특색 있게 브랜딩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 "일본 도쿄의 롯폰기 힐스는 세련된 도심 재개발로 잘 알려져 있다. 일본으로부터 그런 것을 배워서 서울의 낡은 도심을 재정비해야할 필요가 있다"며, 오세훈 시장의 세운4지구 도심 재개발 구상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스기모토 유우 의원은 "일본 도쿄에서도 아다치구(足立区) 같은 경우에는 브랜딩이 사실 아주 약한 부분"이라며 "내가 일본 사람 중에서는 서울에 대해서 잘 아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김혜지 의원의 강동구라고 하면 서울의 동쪽에 있어서 서민적인 거리도 있고, 우리 지역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고려대에 다닐 적에 성북구에 살았다. 그 때 왕십리라고 하면 곱창이 맛있다, 회기동에 가면 파전이 맛있다 하는 이미지들이 있었다"며 "일본에서는 오코노미야키를 먹으려면 추오구, 긴자에 가야 한다는 브랜딩이 성공한 사례가 있다. 아다치구 같은 경우에는 그런 게 아직 늦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혜지 의원이 "사실 강동구도 그렇다"고 토로하자, 스기모토 의원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시타마치(下町)라고 하는 서민적인 분위기가 남아 있는 곳이다. 아사쿠사(浅草)와 같은 아주 일본의 전통적인 지역이 남아 있는 곳이 도쿄의 동쪽"이라며 아다치구와 강동구 사이에서의 공통점을 찾았다.
그러면서 "내일 성북구청에 가서 지방행정을 배울 생각이다. 우리 아다치구의원들이 강남구에 가서 배울 게 있겠느냐(웃음)"라며 "(성북구와 아다치구 또한) 살고 계시는 분들도 옛날부터 사시던 분들이 많고, 공통점이 많이 있는 것 같다. 도쿄 동쪽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공통적인 과제도 역시 비슷한 게 많다"고 진단했다.
스기모토 "로스젠 다시 교육해야 하는데
청년취업지원, 일본이 아주 늦은 부분"
김혜지 "다양한 도시 문제들, 서로가
해결책 찾으며 벤치마킹할 것은 해야"
스기모토 유우 일본 자유민주당 도쿄도 아다치구의원과 김혜지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한일 청년정치인 특별대담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이처럼 한일 지방의원들이 양국 간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지역 문제 해법에 서로 참조할만한 부분이 많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 스기모토 유우 의원은, 따로 묻지 않았는데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가 시행하고 있는 청년취업지원정책을 평가하는 말을 먼저 꺼냈다.
스기모토 의원은 "한편으로 일본에서는 서울시가 하는 정책 중에 청년취업지원정책이 아주 유명하다"며 "로스젠, 잃어버린 세대에 대해서 다시 교육을 시켜야 하는데, 일본 정부가 아주 늦었다. 요즘에야 그런 정책을 시작했다"고 탄식했다.
이어 "(청년취업지원정책에 있어서는) 한국이 일본보다 앞서 있고, 한국에서도 역시 서울시가 가장 앞서 있다"며 "청년취업지원정책은 일본이 아주 늦은 부분이라서, 도쿄의 지방의원들 사이에서는 서울시가 하는 게 아주 유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혜지 의원도 "아까 스기모토 의원께서 '로스트 제네레이션' 얘기를 하셨는데, 일본의 현재를 보면 한국의 10년 후가 보인다고 한다"며 공감했다. 실제로 지방소멸, 국가부채 급증, 저출산·고령화, 청년 취업난, 교육 문제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은 모두 일본이 먼저 겪은 경우가 많다.
김 의원은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상황, 특히 한국은 더욱 급격하게 변했는데, 그 속에서 발생하는 도시 문제와 다양한 문제들을 일본에서 해결책을 찾고 벤치마킹을 해야할 것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기모토 의원도 "일본이, 또 한국이, 서로 앞서 있는 부분이 있을테니, 서로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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