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야구’·김연경 뜨니 우후죽순…방송가 ‘숟가락 얹기’ 통할까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12.01 14:01  수정 2025.12.01 14:01

이대호, 박용택 등 레전드 선수들이 총출동하고, 김성근 감독이 진정성을 끌어올리며 ‘장수 예능’이 됐던 ‘최강야구’ 시리즈에 이어, ‘신인감독 김연경’은 배구 레전드 김연경의 감독 도전기로 재미와 진정성을 모두 잡았다.


이후 ‘열혈농구단’, ‘스파이크 워’, ‘야구여왕’ 등 방송가에서 스포츠 예능이 ‘대세’가 됐다.


서장훈을 필두로 한 SBS 농구 예능 ‘열혈농구단’, 스타들의 배구 전쟁을 담은 MBN ‘스파이크 워’, 레전드 여성 선수 출신들이 야구라는 낯선 무대에 도전장을 내미는 채널A ‘야구여왕’까지. 11월 말에만 3개의 스포츠 예능이 출범했다.


스포츠 예능이 ‘팬덤’ 결집의 장이 된다는 것이 입증된 이후 다양한 방식의 도전들이 이어지는 셈이다. 지금은 JTBC를 떠나 유튜브 플랫폼에서 도전을 이어가고 있지만, 장시원 PD는 이대호, 박용택, 유희관 등 야구 레전드들을 모아 ‘다시’ 대결에 임하는 과정을 담은 JTBC 예능 ‘최강야구’로 팬덤을 구축했다. 장 PD는 유튜브 플랫폼에서 ‘불꽃야구’로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그가 떠난 이후에도 JTBC는 ‘최강야구’ 네 번째 시즌으로 시청자들을 만나는 등 탄탄한 야구 팬덤의 호응을 바탕으로 한 도전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배구 레전드 김연경이 은퇴 이후 감독에 도전하며 재미와 감동을 만들어냈다. MBC ‘신인감독 김연경’은 신인감독으로 돌아온 배구계의 전설 배구황제 김연경의 구단 창설 프로젝트로, 방송 내내 화제성을 장악하며 시즌1 종영과 동시에 새 시즌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됐다.


물론, 스포츠 예능은 방송가의 ‘단골’ 소재였다. ‘뭉쳐야 찬다’ 시리즈처럼, 축구가 소재인 예능프로그램부터 여성들의 축구 도전기 다룬 ‘골 때리는 그녀들’이 시즌을 거듭하며 장수 예능으로 거듭났다.


이렇듯 시즌을 거듭하며 롱런하기 위해선 ‘팬덤’ 구축이 필수인 만큼, 마니아층의 지지가 탄탄한 스포츠는 예능가의 ‘좋은’ 선택지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짜인 전개보다는 ‘날 것’의 재미를 추구하는 요즘 시청자들의 니즈와도 맞아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문제는 최근 도전장을 내민 스포츠 예능들이 성공 공식을 비트는 방식으로 ‘숟가락 얹기’를 시도했다는 점이다.


김연경이 만들어낸 화제성이 부러웠을까. ‘스파이크 워’는 김세진, 신진식, 김요한 등 배구 레전드들을 전면 배치해 관심을 유도했다. ‘야구여왕’은 야구 선수 출신 추신수와 골퍼 선수 출신 박세리를 필두로 했으며, ‘열혈농구단’ 또한 서장훈과 전태풍을 프로그램의 중심으로 내세웠다.


다만 ‘최강야구’, ‘신인감독 김연경’은 중심을 단단하게 잡은 레전드들 외에도, 프로를 꿈꾸는 독립구단 선수들의 남다른 진정성이 만들어내는 감동이 컸다. 스타들이 아무리 ‘진정성’을 강조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진심’이 프로그램의 핵심이 됐었다.


약간의 변화는 주되, 성공공식을 그대로 답습한 세 프로그램은 선수 출신 외에도 연예인 또는 유명인들을 구성원으로 채워 ‘뻔한’ 화제성을 유발 중이다.


물론, 복싱 다룬 tvN ‘아이 엠 복서’, 마라톤 소재로 한 MBC ‘극한 84’처럼 종목만 바꿨을 뿐, 치열한 스포츠의 세계를 다룬 또 다른 예능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럼에도 ‘서바이벌’로 ‘보는’ 재미를 강조한 ‘아이 엠 복서’와 극한 상황에서 탄생하는 색다른 그림을 핵심 관전 포인트로 삼은 ‘극한84’는 적어도 기존의 성공공식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스케일로 만족감을 채우거나, 또는 김연경 특유의 카리스마를 활용한 영리한 방식 없이도 요즘의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비슷한 시기 유사한 방식으로 도전장을 내민 스포츠 예능들의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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