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상 품은 삼성 GDDR7 "차세대 AI 메모리 표준으로"

엔비디아·데이터센터 수요 폭증… GDDR7, 차세대 AI 메모리 표준으로 부상

삼성 DDR7 제품 이미지.ⓒ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개발한 자사 12나노급 40Gbps 24Gb GDDR7 D램이 산업통상부의 ‘2025 코리아 테크 페스티벌'에서 '대한민국 기술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고 3일 밝혔다. AI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국가가 이 기술을 미래 경쟁력의 핵심으로 인정하며 삼성의 기술 리더십이 다시 한 번 부각됐다는 평가다.

GDDR7은 그래픽과 AI 연산에 최적화된 구조로 설계된 차세대 D램이다. 기존 그래픽 카드와 게이밍 콘솔·노트북은 물론, 고온에서도 안정성을 확보한 40Gbps GDDR7은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도 적용되고 있다. 특히 AI 경쟁이 학습보다 서비스 운영 단계에서의 추론 비용 절감으로 이동하면서, GDDR7이 갖춘 비용 효율성과 전력 효율, 경량성은 시장에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GDDR7은 고성능 대비 비용 부담이 크지 않아, 대규모 GPU 클러스터 운영에 현실적 해법을 제공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대역폭메모리(HBM)가 AI 학습 단계의 핵심이었다면, GDDR7은 AI 추론의 비용·전력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차세대 솔루션으로 평가받으며, 기술 혁신성과 산업 기여도를 인정받은 셈이다. 특히 이번 수상으로 삼성전자는 단일 기업 기준 최다 대통령상 기록을 다시 썼다.

GDDR7의 영향력은 주요 고객사 채택에서도 뚜렷하다. 엔비디아는 올해 9월 공개한 추론 전용 GPU ‘루빈(Rubin) CPX’에 128GB GDDR7을 탑재한다고 밝혀, 삼성 제품이 AI 추론용 가속기 시장에서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됐다. 엔비디아는 최근 삼성에 GDDR7 공급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삼성 평택 라인의 생산능력도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B증권은 삼성전자가 당분간 엔비디아향 GDDR7의 독점적 공급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들도 GDDR7 수요 확대를 점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RTX 5090을 비롯한 차세대 GPU 출시와 엣지 AI 응용 확대로 GDDR7의 대형 수요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성능·고용량 GDDR7이 게이밍, 콘텐츠 제작,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등 다양한 영역에서 폭발적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 미 워싱턴 DC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5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GDDR7에 친필 서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GDDR7은 기술력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올해 GTC 2025에서 삼성 GDDR7 모듈에 직접 친필 사인을 남기며 기술 완성도를 인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성능·전력·수율·공정 안정성에서 시장 검증을 완료했다는 사실상의 인증”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은 2023년 GDDR7 최초 개발 발표, 2024년 업계 최초 24Gb 제품 개발, 올해 12나노 기반 40Gbps 제품 발표까지 잇따른 기술 고도화를 이어오고 있다.

GDDR7 개발은 삼성의 차세대 메모리 전략 전반과도 맞물린다. 삼성은 차세대 HBM4에서 주요 고객사와 품질 인증이 조기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CXL 3.1 기반 메모리 모듈(CMM-D)도 업계 최초로 공개가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 종합기술원(SAIT)은 기존 낸드 대비 소비전력을 최대 96% 줄일 수 있는 ‘저전력 낸드플래시용 강유전체 트랜지스터’ 핵심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네이처(Nature)에 논문을 게재했다.

해당 기술이 상용화되면 AI 데이터센터, 모바일·엣지 AI 시스템 전반에서 전력 효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6’을 앞두고 반도체 부문에서 업계 최초로 개발된 S3SSE2A(양자보안 칩) 및 LPDDR6, 이외에도 PM9E1 등 다수의 제품으로 CES 2026 혁신상을 대거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