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85명 신규 선임…60% 이상 40대로 구성
임원 조직 강소화·퇴직자↑…'내실 경영' 박차
글로벌 경기 침체 위기감 따른 崔 리밸런싱 의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1월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 키노트 세션에서 'AI Now & Next'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장단 인사에 이어 임원 인사에도 '딥 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혁신)' 기조를 반영했다. 올해 SK그룹은 임원 감축, 세대교체 등 주요 그룹 중 가장 과감하고 전면적인 변화를 시도했다고 평가받는데, 이번 인사에서도 현장 중심 실행력 제고, 조직 혁신과 내실 강화, 차세대 리더 육성을 중심으로 계열사별 실행 역량과 중장기 성장 기반을 한층 공고히 했다.
SK그룹은 4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 사의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 사항을 공유했다. 이에 따르면 신규 임원은 총 85명으로, 지난해 75명보다 10명 증가했다. 앞서 SK그룹은 2023년엔 80명, 2022년엔 145명, 2021년엔 165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한 바 있다.
SK그룹은 지난 10월 30일 4대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당시에도 '쇄신' 기조가 뚜렷했다. '현장형 리더'를 전진 배치하고, 최근 10년 내 최대 규모인 16명의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특히 1970년대생 임원 5명을 사장으로 선임하며 젊은 리더십 체제가 두드러졌다. 이는 인공지능(AI) 기반 산업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최 회장은 SK텔레콤 수장을 교체한 데 이어 지난달 13일엔 SK텔레콤 창립 사상 최대 규모의 임원 감축(30%)을 했다. 대규모 해킹사태 및 고객 정보 유출, 실적 악화에 대응한 문책성 조치로, 최 회장이 대내외적으로 강력한 경영 쇄신 의지를 보여준 조치로 평가된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도 세대 교체 흐름이 두드러진다. 사업·기술 역량이 검증된 핵심 인력을 중용하고, 젊은 인재를 적극 배치해 현장 실행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신규 선임 임원 85명 중 20%인 17명이 1980년대생이며, 40대가 60% 이상(54명)을 차지한다. 여성 신규 선임 임원 8명 중 6명도 1980년대생으로 구성됐다.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은 만 48.8세로, 지난해(49.4세)보다 낮아졌다. 2023년은 48.5세, 2022년은 49세, 2021년은 48.5세였다. 최연소 신규 임원은 안홍범 SK텔레콤 Network AT/DT 담당으로 1983년생이다.
서울 종로구 SK 서린사옥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SK그룹은 빠르게 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그룹 전반에 조직 효율화를 추진했으며, 임원 체계의 강소화(强少化)를 통해 '작지만 강한 조직'을 구축, 미래 성장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이 퇴직 임원 규모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상당수가 물러난 것으로 전해진다.
SK그룹은 내실을 기하면서도 미래 성장분야인 AI 사업 추진 가속화를 위한 각 사의 조직 개편도 진행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지역별 AI 리서치 센터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시행하고 안현 개발총괄 사장이 겸직한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생산 경쟁력 강화를 준비하기 위한 ‘글로벌 인프라’ 조직도 신설한다.
SK이노베이션은 CEO 직속으로 AX단을 신설하며, SK에코플랜트는 설루션 사업(건축)과 에너지 사업(AI 데이터센터 등)을 통합한 AI 설루션 사업 조직을 출범시킨다.
이번 쇄신 인사는 장기화되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위기감과 함께, 최 회장이 강조해온 에너지·반도체·AI 등 핵심 영역 중심의 사업 재편을 실질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은 그간 "그룹 전반의 운영 체계를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운영 개선은 회사의 기초 체력을 키우는 일이다. AI 세상이 왔으나 기초 체력이 없다면 그 위에 쌓아 올린 건 결국 무너질 것" 등의 언급을 한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현장 실행력 강화, 내실 경영, 차세대 리더 육성을 통해 본원적이면서도 실질적인 변화를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라며 "각 사의 미래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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