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소급 적용 소식에 수급 개선
AI·로봇 산업과 연계한 확장성 기대
지배구조 개선도 투자자에겐 '기회'
경기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자료사진) ⓒ뉴시스
반도체주를 대거 사들이며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동차주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미국의 관세 소급 적용 소식이 전해진 이후 주가가 단기 급등했지만, 밸류에이션 매력과 인공지능(AI) 연계를 통한 사업 확장성,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평가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날 포함 7거래일 동안 현대차를 4562억원 사들였다. 이는 삼성전자(6303억원)에 이어 순매수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해당 기간 외국인은 기아(762억원), 현대차우(271억원), 현대모비스(약 268억원) 등에 대한 비중도 확대했다.
특히 지난 4일에는 현대차가 외국인 순매수 1위(1310억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수급 흐름을 살펴보면,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11월부터 소급 적용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2일 이후 매수세가 가팔라졌다. 다만 단기 급등 영향으로 전날에는 외국인 차익실현 매물(-600억원)이 쏟아졌다.
외국인 매수세 등에 힘입어 현대차 주가는 지난달 말 대비 20.65% 상승했다. 기아(10.18%), 현대모비스(19.05%), 현대글로비스(10.56%), 현대차우(9.42%) 등도 일제히 올랐다. 코스피 상승률(4.21%)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은 현대차그룹 중심으로 급등해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며 "대미 관세 15% 인하의 11월 소급 적용 확정 이후 연일 상승해 긍정적 모멘텀이 지속됐다"고 밝혔다.
특히 자동차 업종은 주가수익비율(PER) 6배 미만,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에 불과해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이어져 온 만큼, 관세 소급 적용을 계기로 수급이 몰린 모양새다.
엔비디아와의 협력 등 AI 및 로봇 산업과 연계한 발전 가능성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기차에서 자율주행, 로봇 사업까지 확장을 추진하는 업체는 글로벌에서 테슬라, 현대차그룹, 중국 전기차 기업 등 5~6개에 불과하다"며 "AI 기업으로서 현대차그룹의 진전이 반영될수록 현대차 밸류에이션은 중국 상위 전기차 기업 수준으로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AI칩 '블랙웰' 5만장 구매계획을 발표하며 오는 2030년까지 국내에 125.2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국내 투자의 70%가량은 AI 데이터 센터, 로봇 제조 및 파운드리 공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모비스 분할 카드로 승계 작업을 매듭지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투자자에겐 기회 요인이다.
김수현·최태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 중심의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재편이 유력하다"며 "분할 전 현대모비스 가치 상승이 승계 재원 확보의 출발점이다. 단연코 최대 수혜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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