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사고로 숨진 20대 청년…장기기증으로 3명 살렸다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5.12.11 15:47  수정 2025.12.11 15:48

문영인 씨. ⓒ

한순간의 참변으로 스러진 20대 청년이 다른 세 사람에게 새 삶을 남기고 떠났다. 부천 제일시장 트럭 돌진 사고로 뇌사에 이른 문영인 씨는 가족의 결정으로 장기기증을 통해 생명을 나눴다.


1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문영인(23) 씨는 18일 이대서울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 절차를 마쳤다. 심장과 폐장 간장이 이식되며 3명의 환자가 새 희망을 얻었다.


문 씨의 사고는 지난달 13일 발생했다. 아버지 생일상을 준비하려고 어머니와 시장에 들렀다가 어머니가 계산을 하러 자리를 비운 사이 트럭이 돌진해 변을 당했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의료진이 ‘3일을 버티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한 직후 가족은 기증을 선택했다. 문 씨의 삶이 다른 이에게 이어지길 바란다는 마음이었다.


경기도 부천시에서 성장한 문 씨는 1남 1녀 중 막내로 밝고 친절한 성격을 가진 청년이었다. 선천적 지적장애가 있었지만 재활과 보살핌 속에 일상을 유지해 왔다.


평소 친구들과 함께 커피와 빵을 만드는 시간을 가장 좋아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조카를 사랑해 “냄새를 오래 간직하고 싶다”며 손을 안 씻겠다고 말할 정도로 순수한 사람이었다.


어머니 최서영 씨는 “영인아 엄마가 사랑해. 내게는 천사였는데 많이 함께 있어 주지 못해 미안해. 하늘나라에서는 너의 꿈을 마음껏 펼치고 행복해야 해. 어딘가에서 너의 심장이 뛰고 있다고 생각하고 엄마도 더 열심히 살도록 할게. 사랑해”라고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안타까운 사고로 인한 희생을 언급하며 기증 결정을 내려준 가족에게 감사의 뜻을 밝혔다. 기관은 문 씨와 유가족의 뜻이 생명을 살리는 희망으로 이어지도록 지원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가족이 문 씨를 떠올리며 전한 마음의 편지는 기증원의 유튜브에서 공개돼 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